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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시간 오후 7시

할머니의 연락이 와버린 나머지 심부름을 하러 갔다.

심부름은 백설탕 3KG 짜리 사오기.

내일 외가 때문에 음식에 쓰기 위해서 라고 말씀하시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신것.

시장에 들러 살것을 사고 내 군것질 거리도 사오면서 보았다.

' 흠... 벌써 눈이 내리기 시작하네..... '

하지만 그때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1시간 30분 뒤.

할머니가 집에 가면서 도라지를 사가지고 가라 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시장에 들렀다.

( 우리동네 시장은 ' ㅜ ' 이렇게 생겼다. )

' 이번에는 눈이 많이 쌓인듯 싶은데.. '

그랬었다.

시장 상인들은 연신 상품에 붙어 있는 눈을 털어내기 시작했고

몇몇사람은 손이 차가운듯 손을 비비며 사람들에게 한개라도 사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눈이 온다는 것에 대한 생각인지

그냥 지나치기 시작했고, 결국 풀이 죽은 듯한 사람들은

깡통안에 촛불을 여러개 켜놓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장 입구중에 ← 방향으로 들어와서 인지 도라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고

결국 그냥 마켓에 들러서 살까 하며 마켓으로 가려는데

예전에도 몇번 시장에서 그냥 보고 지나쳤었던

할머니가 시장 곳곳에 있는 골목길에서

나물에 떨어진 눈을 털고 있었다.

나는 도라지를 발견하자

" 저.... 도라지 2000원 어치 주세요.. "

할머니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비닐 봉지중 두개를 뜯어

하나에 도라지를 담아주고 또 다른 봉지에 도라지를 담았는데,

시장에서 사람들이 팔던 양과는 약간 많은듯 싶었다.

" 학생. 이거는 그냥 주는거니까 어여 가져가. "

할머니의 쭈그러진 손에는 도라지를 담은 2개의 봉지가 있었고

나는 돈을 내고 나왔다.

그리고 우리집쪽인 ↓ 쪽 으로 갈때였다.

사람들이 남의 가계에 쌓인 눈도 털어주는 광경을 보았고

그 광경은 인상 깊었다.

( 처음에는 할짓 없어서 그러는줄 알았는데 서로 웃고 이야기 하면서 눈을 털어주고 있었다. )

참 세상이란 이렇게 서로 돕는 맛때문에 어려움에도 살맛이 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