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어느정도 읽었다~하시는 소위 판타지 매니아 분들은 참 매니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매니악한 모습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곤 하는데 말이죠...
가령 '텔레포트'란 주제에 대해서 누군가가 소설에 이렇게 쓴다고 칩시다.
'순간이동이란 것은 인간의 몸을 마나와 입자 단위로 분해 한 뒤 가고자 하는 곳에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몸을 다시 구성하는 와중에 필연적으로 공기속의 무수한 미립자들이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 미립자, 혹은 원자 단위의 무언가 때문에 시술자는 사망할 것이다. 고로 주변에 포스필드를 깔고 어쩌구..'
일견하기엔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죠? 물론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순간이동이 실제하는 것도 아니고, 판타지 소설에서 작가 멋대로 설정한다는데 뭐라 그럴 수도 없죠.
하지만 우리 매니아 여러분들의 매니악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순간이동을 그렇게 표현하냐, 순간이동은 이게 아냐! 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심지어는 '제대로 된 원조!'순간이동의 논리와 방법을 작가에게 설명해주시는 분도 존재합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곤 하죠.
니가 마법사냐? 아니면 니가 마법을 만들어서 순간이동을 직접 해보시던가!
뭐, 아주 단적인 예였습니다.
물론 구태여 판타지 매니아~하는 분들이 아니라도,
판타지 소설 좀 봤다 싶은 분들중 소수의 분들은 고정관념에 강하게 얽매여있으신 경우가 있습니다.
음..여기 감비란에서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요?(저 사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거 무지 좋아합니다;)
밑에 제노블레이드가 맘에 안드신다고 말씀하시던 분이 있으시던데...
그분이 제노블레이드가 맘에 안드시는 이유 중에는 드래곤이 '찌질이'처럼 나와서 싫다는 이유도 있더군요.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자기 취향있고, 드래곤 좋아하시는 아스트랄하신 분도 있으실 수 있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분의 취향이 아니라! 바로 고정관념이란 것이죠.
왜 드래곤은 찌질이이면 안됩니까? 누가 드래곤은 절대자라고 판타지의 기본 룰이라도 정해놨던가요?
드래곤은 정확히 만년을 살며 웜급과 에인션트로 나뉘고 마법에 능통하고 유희를 즐긴다!
골드, 레드, 블랙 등으로 나뉘며 몬스터를 거느리시고, 똑똑하신 지고지순한 드래곤 님!!
전능하사 천지를 지배하시는 드래곤님을 내가 경외하며, 그 외아들 해츨링님을 두려워 할지니! 입니까?
사실 드래곤의 본고장지라고도 할 수 있는 외국(서양)에서 보는 드래곤의 시각이라고 해봤자
1.불뿜고 2.여자 즐겨 씹어먹고 3.지 자식 아끼고 4.포악하고 5.날고 6.크고 7.파충류(?)고
정도가 아닐까요? 여기서 위에 부합하는 거라곤 자식사랑 정도겠네요.
확신하건데!! 카르세아린 이후부터 정립된 이놈의 드래곤에 대한 정의는
이젠 D&D룰은 커녕 국어사전에 드래곤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고민될 정도로
확고한 자리를 지켰죠. 이젠 마법못하고 만년 안살고 유희안하는 총천연색의 드래곤만이 남아있죠.
마법 좀 못하고 덩치 좀 작고 인간으로 못변하는 드래곤이 나오는 소설이라도 나올라 치면
신기하다느니 개성만점이라느니 하는 소리까지 듣는 판국에 뭘 어쩌겠습니까.
그냥 드래곤을 실제로 보고 온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소설을 쓰는거겠거니..할 뿐이죠.
하나더 말해볼까요? 요즘 안나오면 섭섭하신 소드마스터 나으리들.
마법은 안나와도 소드마스터 안나오면 섭하다! 나와라 검이여! 솟아라 검기여!
평생 검만 휘둘러서 소드 유전(지 뭔지)가 되면 무엇하느냐! 한국서 해동검도만 배우면 소드마스턴 따놨다!
대충 이런식의 소드마스터 있잖습니까. 이것도 사실 고정관념 아니겠습니까?
소드마스터도 요즘엔 체계가 잡혔더군요. 검길 다루면 뭐고 검강을 다루면 뭐고 어쩌구저쩌구..
물론 작가 개인의 설정이나 독자 개인의 취향에 딴지 걸 수야 없겠으나,
대체 '절대적'으로 굳어가는 소드마스터의 존재가 고정관념이 아니고 뭡니까?
소드마스터 나오는 책을 보면 다 똑같더군요.
소드마스터의 양이 많으냐 적으냐만 다르지 그외 위력이나 수련방법이나 등등은 다 똑같더란 말입니다.
이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가즈나이트 시절에 리오가 검에 마법인지 뭐시긴지 씌우는걸 보고
너도 나도 반해서 어떻게 표현 좀 해볼까 하다가, 어느날 본 무협지에서 옮겨다 놓은 것이
바로 소드 마스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아니면? 마는거고요. 쩝.
정령은 뭐 샐러맨더니 이프리트니 실프니...이런 이름이 아닌 것들은 다 사기라느니..
엘프는 초 베타적인 성향에 한두번쯤은 노예로 팔려갔던 경험이 있어야하고..
드워프는 술을 좋아하다 못해 완전 알콜중독자에다가 뇌라곤 없는 것 같은 무식한 놈들이고
이런식으로 고정된 것들이 수도없이 많죠.
과연 이처럼 누가 정해놓은 것을 보고 그저 따라만 하는 것이 판타지 소설일까요?
제가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던 이유는 확실히 대리체험을 통한 대리만족 때문이었습니다.
마법과 검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허나, 저는 일단 판타지란 작가의 개인적 상상과 개성있는 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장력? 묘사력? 그런건 제게 차후 문제입니다. 판타지란 말입니다. 환상이란 말이죠.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환상이 아니더라 이말입니다.
어느 순간 판타지소설이 고정되어 버렸더라 이말입니다.
이제는 독자들 조차 그 고정된 판타지에 익숙해져 일종의 '틀'만을 고집하더라 이말입니다.
대체 판타지 소설에서 절대적인 고정된 틀, 고정된 설정이 존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냔 말이죠.
D&D룰 속에서, 이미 정해진 틀 속에서, 누군가의 소설속에서 존재하는 설정을 그대로 옮겨다 놓는 것이
그런 것이 어느 순간 부터 판타지 소설이 되었더라 이말이죠!!
눈물을 마시는 새니 뭐니 하는 책들이 '신기한, 개성만점의 소설'취급받고
기타 다른 불특정 다수의 소설들이 '평범한, 일상적인'판타지 소설이더란 말입니다.
왜 어째서 그래야 할까요?
제 생각에 눈물을 마시는 새는 절대 특이한게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판타지인데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 평범한 판타지가 중세시대 배경의 마법과 검기가 난무하는 소설을 뜻하게 됐을까요.
톨킨이 소설 쓰면서 이미 고정된 틀일까요? D&D룰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발생한 것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환상'이란 것으로 보자면 다 똑같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째서 뭐는 특이한 취급 받고 뭐는 평범한 취급을 받아야 할까요.
눈물을 마시는 새를 특이한 판타지 취급하는 사람이 맞는 걸까요 평범한 판타지 취급하는 사람이 맞는걸까요.
애초부터, 고정관념이든 설정이 똑같든 마법과 몬스터만 나오면 판타지 소설이었던 것일까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하하, 끝에와서 판타지의 고정관념이 아닌 판타지의 정의..정도로 말이 좀 빠진 듯도 하지만
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