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대략적인 줄거리를 들자면, 렌은 중국에서 불운한 삶을 보내다 우연한 계기로 인해 판타지 세계로 넘어옵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치료사'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구하며 나름대로 보람있게 살아갑니다. 사실 붙여진 살은 많지만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으니 더 두고 봐야겠죠.
이쯤 되면 '또 차원이동물이냐' 하시며 냅다 집어던질 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료사 렌은 다릅니다. 이곳에서 차원이동이란 소재는 단순히 기인을 만나 놀자판으로 가는 식상한 쓰레기가 아닙니다. 단지 판타지에서 부족한 치료술을 중국에서 채운 것 뿐이죠. 실제로 그녀는 치료술의 전부를 중국에서 배우죠. 이렇다는 것은 곧 나중에 나올 판타지의 줄거리, 가장 큰 소재를 이용하기 위해 중국의 배경을 넣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해서 줄거리를 구상했을 작가님의 모습이 상상되는군요.
2. 소재.
치료사 렌에서 매우 흡족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치료'라는 소재를 훌륭하게 부각시켰습니다. 원래 이것은 으레 주인공의 뒤에서 보조만 해주는 소재였죠. 한마디로 주인공 자체와 긴밀하게 연관된 소재는 아니었습니다. 그이랬던 소재를,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주인공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소재로 등장시켰습니다. 그 외에도 '나와림' 이라는 제도가 맘에 들었었죠.
3. 주변 인물.
여기서부터는 비평이 되겠군요. 솔직히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가 심히 불만스러웠습니다.여기에서 주인공 '렌'의 존재는 신 - 성별 자체는 여자이지만 나와림 제도 때문에 성별이 모호하므로 - 과 같습니다. 주변 인물들은... 렌의 존재를 더욱 더 부각시키고, 훌륭하게 만드는 존재랄까요. 실제로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가 그녀에게 반하죠. 젠장할 설정입니다.
4. 주인공.
너무 착합니다. 착하면 좋은 거 아니냐 하겠지만 이건 그런 수준을 뛰어넘죠. 마음이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다니. 그건 문제입니다. 아름답기도 엄청나죠, 한마지로 주인공을 너무 '미화'시켰다고나 할까요. 아, 그리고 문득 깨달은 것 하나. 그녀의 주위에는 왜 높은 직위의, 혹은 잘난 인간들만 달라붙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면 테룬 황자에 대한 것은 설명할 수가 없죠.
아직 2권까지밖에 읽지 못해 많은 비평을 할 수는 없겠지만, 봐주세요.[퍽]
지금까지 쓴 글을 정리하자면, '줄거리도 제법 탄탄하고 소재도 훌륭하지만 주인공을 너무 부각시키고 미화함으로써 거의 찬미에 가까운 식으로 글이 진행되었으며, 역시 잘났다고 할 수 있는 주변인물들이 그런 주인공을 더욱 더 추켜세워주는 발판이 되었다는 점에 씁쓸함을 느낀다.' 라고 하겠습니다.[쿨럭]
하지만 치료사 렌은 작가분의 처녀작이나 꽤 완성도가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미흡하나 그것은 곧 채워지겠지요.
작가님의 실력이 더욱 더 발전하기를 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