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게시판
  • 유머 게시판
  • 질문/답변 게시판
  • 정보/강좌 게시판
  • 소설 게시판
  • My Games Top 10

자유 게시판

                          * 보병이 기병을 무너뜨리다.

13세기 말까지 유럽인들 가운데서 십자군 원정의 값진 군사적 교훈, 즉 승리를
위해서는 보병과 기병의 긴밀한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은
이는 드물었다.
유럽 내에서는 여전히 '중기병'이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4세기가 되자 약 1000여년간 맹위를 떨친 기병의 몰락을 의미하는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창병 또는 궁수들로 구성된 보병이 기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는가 하면 대포
지원을 받은 보병이 기병을 무찌름으로서 전술상 대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의 '중기병'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첫번째 사건은 1315년 '모르가르텐
전투'에서 일어났다.
기병 위주로 편성된 오스트리아 원정군은 농민으로 이루어진 스위스의 창병
들에게 마치 푸줏간의 고기처럼 도륙 당했다.
스위스군 2000명과 오스트리아군 5000명간의 소규모 충돌 이었으나, 이 전투는
보병이 기병을 무너뜨린, 전쟁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스위스 보병은 과거로 돌아가 마케도니아 방진과 같은 대형을 유지하면서 싸운,
당시 유럽에서는 유별난 군대였다.
그러나, 고전적 대형만으로 성공한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특수성은 그들이 사용한 주무기였던 '미늘창(할버드)'에 있었다.
2.4M 미터 길이의 이 창은 머리에 날카로운 못과 갈고리를 달고있어 적을 찌르고,
베고, 끌어내리는 3중 기능을 발휘했다.
스위스 보병은 산악인들로서 유난히 팔힘이 좋아, 미늘창을 적 기병에게 내려치고
갑옷과 투구를 절단한 다음 힘차게 끌어 내렸다.
또한 그들은 최고의 기강과 단결력을 보이며 아무리 이상한 지형에서도 밀집
대형을 공고히 유지한 채 잘 싸웠다.
기병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는 서로 등과 등을 맞댄 '고슴도치'대형을 유지하고는
미늘창을 사용해 용맹스럽게 싸웠다.
1315년 11월 오스트리아 지휘관 레오폴트 대공은 스위스 군을 향해 알프스
산맥의 좁고 비탈진 길에서 정찰을 실시하지 않은채 앞으로 전진만 했다.
그러던 중, 전위의 기마병들은 스위스 군이 설치해놓은 돌무더기 장벽을 확인
하자, 그것을 치우기 위해 말에서 내렸다.
이는 보병이 할 일이었지만, 그들은 맨 후미에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별 도리가
없었다.
바로 그 순간 도로 상단 숲 속에 매복해 있던 스위스군은 준비한 돌과 통나무를
일제히 굴러내린 다음 보병 밀집대형을 진출 시켰다.
기습을 받은 오스트리아군 선두부대는 사정없이 미늘창에 도륙 되엇고, 영문도
모른채 우속하여 도착한 부대들도 좁은 공간에서 기동성을 상실한 채 우왕좌왕
하다가 미늘창 공격을 당했다.
도망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기마병은 무시무시한 미늘창에 맞아 죽느니
차라리 인접한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기도 했다.
수적으로 우세한 기병이 적절히 잘 무장되고 훈련된 보병에게 완패한 이 전투
후에도 유럽인들은 기병의 쇠퇴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패배의 원인을 불리한
지형과 무능한 지휘관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스위스보병은 1339년 라우펜의 보다 활짝 트인 전장에서도 봉건영주
들의 기병대를 여지없이 무너트리고 보병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00명의 기병은 1000명의 보병보다 값지다'는 중세의 유행어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되었다.
스위스 군은 전투에서 돌파할수 없는 억센 고슴도치와 같은 막강한 방어력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민첩한 기동성을 갖고서 공격을 할 때에도 매우 효과적
이었다.
그들은 전투대형으로 집단행군을 하고, 군악에 보조를 맞추어 행군한 최초의
현대식 군대였다.
스위스 보병은 이후 150년 정도 서유럽의 다른 나라로 부터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특별히 위대한 지휘관이 없는데도 대단히 효과적이면서도 단순한
전술 체계로 매번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각한 패배를 당하지 않고 과학 기술에 따르는 심각한 도전을 받아보지
않은 사실이 스위스인 들에게는 오히려 방심의 요인이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전법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전술적 승리를
전략적인 것으로 연결하지 못해 주도적인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그 대신 스위스보병들은 유럽 여러곳에서 용병으로 활약했다. 그 것도 유럽
군대가 전반적으로 보다 효율적인 군사 제도와 유능한 지휘관을 겸비하고 화약
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서 자연히 스위스 군의 전술체계는 인기를 잃게 되었다.

정토웅 박사. (육군사관학교 전사학 교수...) 전쟁사 101장면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추억의 실피르넷 게임 커뮤니티 오프닝 멘트 [9] 실피르넷 2010.10.19 650251
18407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 마티 2005.04.06 1444
18406 너와 나는 다르다. [2] 마티 2005.04.04 1636
18405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다. 2005.03.31 2694
18404 [펌]실용암바기술 [6] nirvana 2005.03.11 3266
18403 당신에게 [1] Sindowoo 2005.01.15 1515
18402 세상을 좀 더 넓게 볼 순 없을까? 2005.01.10 1505
18401 우리나라 욕의 해석 [8] l음유시인l폴트 2004.11.22 5167
» 보병이 기병을 무너뜨리다. (기사의 몰락) [4] 永遠恨nirvana 2004.11.12 3678
18399 중세유럽을 배경으로한 판타지왕국의 인구계산기 [3] 永遠恨nirvana 2004.11.12 5091
18398 하렘 그것이 알고싶다(강추) [1] 永遠恨nirvana 2004.11.05 3965
18397 [음유시]겨울이 지은 노래들-by케테스 케테스 2004.10.24 1935
18396 이 10가지 법칙만 지키면 세상도 살만할 듯. [1] 케테스 2004.10.24 1734
18395 아직 오지 않은 동지에게 하티크바 2004.10.22 1608
18394 좋은 한마디 2개~ [3] REY619 2004.10.02 1596
18393 키 작은 홈즈 박사님 [4] namell 2004.09.26 1675
18392 초보작가가 주는 인물에 대한 팁 [1] 실피드의만남 2004.09.25 1443
18391 추리소설의 법칙 [3] 실피드의만남 2004.09.25 1809
18390 마왕지망생을 위한 지침서 [5] 고구마 2004.09.24 2452
18389 손가락은 다섯 개가 최적. [2] 2004.09.24 1567
18388 글쓰기에 7가지 방법 [1] 실피드의만남 2004.09.24 1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