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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실전!! 중세전쟁체험기(2)

2005.04.24 09:57

nirvana 조회 수:2175

1)방패의 양끝을 사람들과 동일하게 맞추어서 열을 맞춰 앞으로 뒤로 움직이는법.
2)지휘관의 구령에 맞춰 장창을 45도 각도로 세워 창의 끝부분은 오른쪽 다리앞의 땅에 꽂고 오른쪽 다리로 창이 밀리지 않게 받히는 법.
3)돌격시 좌우 전우들과 보조를 맞추어 나가는법.
4)전체 본대의 돌격시 각 부대단위의 이동 방법.
5)적절한 시기에 창을 버리고 장검으로 대처하는 방법.
6)적 궁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진형을 바꾸는 방법.
7)적 기병들의 움직임에 맞춰 진형을 바꾸는 방법.
8)혼전시 상호방어
9)(제일 중요한 훈련) 멋지게 죽는 방법과 죽어서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는 방법.

1)
부대가 약진, 이동, 후퇴을 할시에는 항상 방패를 서로 붙여서 될수있는한 틈을 만들지 않습니다.
훈련 내용은 초짜 20명씩 그룹을 나누고 그 앞에 10명의 베테랑(몇번씩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같더군요.)들이 훈련을 시키는데 이거 진짜 무식하기 그지 없습니다. 초보들이 방패를 늘이고 창을 앞쪽으로 일렬로 세워 놓으면 베테랑(선배라 부르죠.)들이 갑자기 달려듭니다. 자기 방패로 초보들 방패에 일명 바디어택(몸통박치기)을 가하는데 한번에 한 6-7명은 뒤로 꼬꾸라 지고 말죠. 저도 여기에 무지 많이 당했습니다.
이 훈련은 시합당일 까지도 계속하는데 보병의 훈련중 제일 중요한 훈련입니다.

그리스 보병들의 밀집대형을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책을보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만 전 그리스 보병들을 존경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서로 진짜 죽이겠다는 결심도 없고 그냥 재미로 한다는 그런 기분이었는데도 진작 시작이되면 그 자리에 버티고 있기도 무척힘이 듭니다. 엄청난 중압감. 밀고들어오는 굉장한 힘. 내가 무너지면 우리 부대의 대오가 흐트러지고 내가 그리고 나의 방패가 빠진 그 틈으로 적들의 방패 두개가 끼어들게 되면 종내엔 돌파당할수 밖에 없고 후위가 위험해지는 그럼 상태가 되니 전우간의 믿음이 있어야 하고 의지가 있어야 하는 그런 훈련입니다. 주력보병의 대오가 흐트러지면 솔직히 전세를 장악할수 없으니 굳은 방어, 그리고 재빠른 반격, 여러 병종간의 협공, 반포위, 섬멸내지는 격퇴로 이어지는 전술에 보병의 굳센방어는 필수니 매일 그리고 자주 이런 훈련을 받는거죠.


2)지휘관의 구령에 맞춰 장창을 45도 각도로 세워 창의 끝부분은 오른쪽 다리앞의 땅에 꽂고 오른쪽 다리로 창이 밀리지 않게 받히는 법.

이 방법은 적의 기병의 돌격을 저지및 분쇄하는 방법으로 위에 쓴것과 같은 방법으로 대오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것도 굉장한 압박감을 받습니다.

말을 가까이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덩치가 무척이나 큰데 여기다가 마갑(말의 갑옷)을 입히고 그위에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긴 창을 앞에다 들이밀고 언덕 저편에서 엄청난 속도로 말을 달리는데 첨엔 거리가 머니 그런갑다 하지만 가까이 올수록 큰 덩치에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소리... 그 기분 모르실겁니다. 확 그냥 다 버리고 도망가고는 싶은데 움직이는 사람은 없고... 울고 싶습니다. 진짜로. 그렇다고 진짜로 접전을 벌이는 것은 아닙니다.

기병은 보병대오의 10m전방 까지만 돌격을 하고 정지를 한답니다.

일종의 쇼라 보시면 되는데 그 10m의 간격도 얼마 되지도 않게 느껴지고
두두두두 소릴내며 달려드는 기병들을 보면 이건 진짜가 아니란 생각을 해도 두렵습니다.
실제로 이런 전투가 벌어진다는 가정하에 교수님께 질문을 했었는데 일단보병들은 창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일종의 창과 사람으로 만든 바리케이트라 보시면 되죠. 거기서 적의 돌격이 저지 되면 뒤의 적 지원 보병들이 밀어 닥치기 전에 적의 기병들을 둘러싸고 난전을 벌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가지의 보병의 피해는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보병들은 창을 고정 바리케이트로 만들지만 기병들은 창끝을 조준해 보병을 겨눌수도 있고 또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던 기병들이 사람이나 말이 창에 찔려 낙마 혹은 그 엄청난 무게의 말이 보병들에게 쓰러진다면 순식간에 대오는 흐트러지게 됩니다. 교수님은 웃기게도 이걸 유럽식 가미가제라 불렀다는 군요. 그래서 기마병이나 기사들은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았고 또 보수도 일반 병사들 보다는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일단 기병들은 지원을 할 보병들이 올때까지 자기들의 힘으로 적의 전선에 구멍을 내고 또 중앙을 돌파 했다고 해도 뒤에 지원부대와 앞에서 전열을 다시 정비한 적들에 둘러싸여 싸울수 밖에 없으니 진짜 운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살아가는 가는 사람들이니까 그럴수 밖에 없겠죠.

교수님의 말씀이 중앙 아시아나 동양의 기마병이 유럽의 기병들 보다 강한 이유는 창의 종류 그리고 사용하는 무술(?)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유럽의 기사들이 사용하는 창은 동양의 창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또 찌르기가 고작이나 동양이나 중앙아시아의 기병들은 승마한 경우에도 창의 움직임을 상당히 유연하게 할수 있으니 유럽기병들 보단 상당히 유리하지만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면 그건 아마 유럽기사들이 유리할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일단 그들은 상당한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으니 40-50명이 횡열로 바짝붙어서 밀어붙이면 굉장할것이라고 말씀을 주시더군요. 이리저리 불쌍한 보병들...

3)돌격시 좌우 전우들과 보조를 맞추어 나가는법.

전투를 벌이다 보면 항상 적병을 기다리며 방어준비를 하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때도 있고 뒤로 빠질때도 있습니다. 여기선 이동의 방법을 말씀드릴까 하는데

첫단계는 일단 대빵이 칼을 높이 들었다 앞으로 내리면서 '앞으로'라는 구령을 내리는데 이때는 맞추고 있던 열을 그대로 유지하며 (당연히 방패는 다닥다닥 붙이고요.) 천천히 전진을 합니다.

두번째는 '천천히 앞으로'라는 구호를 내리는데 이때는 느린 구보속도로
당연히 전체열을 맞추며 달리는데 이게 제일 힘듭니다. 무거운 장비들을
걸치고 달리는데 남들보다 늦어도 않되고 빨라도 않되고 보조를 맞추면서
뛰어야 하는데 죽을맛이더군요.

세번째는 그유명한 '돌격'인데요 이때는 전체열을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는 전체 열이 아닌 될수있으면 부대 단위로 대충 맞추어서 뛰는데
앞으로 튀어나가서 뛰어도 되고 조금 쳐저서 뛰어도 되는데 사실 누구하나 제일 앞으로 나가서 뛰는 사람은 없습니다. 옛말에 튀어나온 못이 먼저 맞는다고 다들 눈치를 보면서 뛰는거죠. 가끔 미친X 처럼 소리 지르면서 뛰쳐 나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만 금방 적들의 인파속에 묻혀버립니다. 무슨일을 당했는지는 안봐도 뻔하죠.

첫번째, 두번째는 적과의 거리가 어느정도 있을때 이동하는 방법이고

세번째는 적궁병들의 사정거리에 들어섰을때 (약300M 정도 되는것 같았는
데 300M를 갑옷에 무기를 들고 달려서 접전지역에 도착하면 싸움은 둘째치고 숨이차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가 되죠.) 이동하는 방법인데 역시 이동하는 방법도 그렇고 싸우는것도 그렇고 사람의 숫자가 많고 적고를 떠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다르긴 다르더군요.

개인사정의로 늣게남아 올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