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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Darwin's Nightmare 소개

2006.03.01 08:52

nirvana 조회 수:1862

오스트리아 출생의 감독 Hubert Sauper는 1997년인가? 르완다 난민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다가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두 대의 대형 수송기가 오와 열을 맞춰 착륙하는 광경을 보게 되었는데,이 수송기에는 난민들에게 나누어줄 콩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짐을 다 내려놓은 수송기는 생선 살토막(fillet)을 잔뜩 싣고 유럽으로 돌아갔는데,
나중에서야 이 수송기가 콩만 싣고 온 것이 아니라 AK 소총과 탄약도 함께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수순(?)에 따라 얼마 후 대량의 난민 학살이 발생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구요.

2004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 중에서도 탄자니아의 Mwanza에서 주로 촬영되었는데, 제작진은 외국 용병으로 오인 받기도 하고,유럽에서 온 식품위생 감시인으로 오해 받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 영화를 만들었답니다.
제작비의 상당 부분은 지역 경찰들에게 붙들렸을 때 뇌물 또는 벌금으로 사용되었다는군요.



1. 이 영화의 포스터입니다.
무선 통신시설이 없어 녹색등과 적색등으로만 신호를 보내는 Mwanza의 공항에 이런 수송기들이 찾아듭니다.특히 55톤의 수송량을 자랑하는 IL-76은 이 공항의 단골 고객인데, 많게는 하루에 2편 운항한다는군요.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항공기 사고도 잦습니다. 호수에 착수(!) 해버린 항공기가 있는가 하면,주거지로 뛰어든 항공기도 있습니다. 생선을 너무 많이 실어서 이륙에 실패한 항공기도 눈에 띕니다.이렇게 위험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불을 쫓는 나방처럼 각국의 항공기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세관 검색이 허술한 데다가 인근에 이를테면 "hot spot"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간다, 르완다, 앙골라, 소말리아, 짐바브웨, 보츠나와, 모잠비크 등등...



2. 세계에서 2번째 혹은 3번째로 큰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는 나일강의 발원지이자
수 백 종에 이르는 토속어의 생활터전이었습니다. 인류가 이곳에서 처음 출현 했다는 학설도 있다는군요.그런데 1960년대에 학술연구라는 명목 하에 외래어종인 나일 퍼치가 이 곳에 방류되었다고 합니다.농어과에 속하는 이 잡식성 어류는 순식간에 호수의 어류 생태계를 황폐화 시켰고,210 여종에 달하는 토속어류는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조류(algae)를 먹고 사는 토속어가 사라지자 호수는 자정능력을 상실해 곳곳에서 부영양화가 일어났고수질은 심각하게 악화되었지만, 유독 이 나일 퍼치란 녀석은 "적자"를 자처하며 전성기를 구가합니다.심지어 이 녀석들은 같은 종의 치어도 잡아먹으면서 끝내주는 적응력을 과시합니다.

이렇듯 생태계가 순식간에 파괴되었지만 가난과 기아에 허덕이던 호수변 주민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옵니다.어른 키에 달하는 대형 어류이므로 썰어 3 접시가 아니라 수 십 상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는 독일, 1919년부터 1961년까지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64년 4월 26일에 Tanganyik와 Zanzibar가 합병되면서 탄자니아로 탄생한 이 나라의 국민들에겐
항상 전쟁과 질병, 그리고 기아가 따라다녔는데, 이 괴물 물고기 덕분에 일자리를 얻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역설적인 "적자생존" 때문에 영화 제목에 다윈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생선을 가공하는 공장은 인도 (또는 그 쪽 계열)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으며,현지 주민들은 생선의 배를 가르고 살을 발라내는 단순 노동에만 종사합니다.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호수의 생태계를 감안한다면 이 물고기의 씨가 마르는 일도 시간문제인데,그나마 오늘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할까요?
(사진 출처: www.entebbesailingclub.com)



3. 다른 곳(출처: xoomer.virgilio.it)에서 퍼온 IL-76의 사진입니다.
영화 속의 IL-76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모든데, 이들은 돈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영어를 잘 못 한다는 이유로 인터뷰에서 속내 털어놓기를 거부하지만,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영화 "Lord of War"를 보면 무기중개상들이 하는 일이 일종의 "필요악" 처럼 묘사가 되지만, 다 제 밭에 물대는 일이지요.유일한 현실은 돈입니다. 이들이 하는 일엔 정치사상도 없고, 종교도 없고, 윤리도 없습니다.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외로움을 현지에서 미화 10불 주고 산 창녀를 두들겨 패며 달래는 사람들입니다.
(영화에서 인터뷰도 하고 민속노래도 불러줬던 한 여성은 얼마 후에 고객(?)에게 살해 당합니다.)




4. 어린 아이 몇몇이 빈 페인트 통 같은 것을 구해와서 호숫가에서 밥을 짓습니다.
밥이 다 익자 어디선가 나타난 더 큰 아이들(중,고등학생 나이?)이 밥을 뺐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얻어 터지면서도 그냥은 못 주겠다는 듯이 형들을 붙들고 늘어지고,
그 와중에 뒤집힌 통으로 수 십명의 아이들이 달려들어 양 손으로 쥘 수 있는 한도까지 밥을 움켜쥐고 달아납니다.
형들에게 붙들리기 전까지 한 톨이라도 더 먹어야 이 날 하루는 수확이 있었다고 하겠지요.
이렇듯 어린이들은 최악의 환경 속에서 잡초처럼 모질게 살아갑니다.
버려진 아이들도 많고, 부모가 사망해서 (HIV감염, 안전사고) 고아가 된 아이들도 많고...
그래도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은 아이도 있고, 선생님이 되고 싶은 아이들도 있지만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배우는 것은 담배, 폭력, 마약 (스티로폼을 불에 태워서 냄새를 맡습니다) 뿐입니다.한 쪽 다리가 없이 엉성한 목발을 짚고 다니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5.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생선 살코기는 유럽과 일본으로 수출되고, 나머지 뼈와 머리는 매우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다른 곳에 운송되어건조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미 뼈만 남은 생선은 이곳에서 진흙 반, 구더기 반이 더해진 채로 건조되는데,이걸 튀겨서 인근 마을에 식용으로 판다는군요.
그중 싱싱한(?) 뼈다귀를 손에 쥐고 기쁘다며 희희덕 거리는 아이들을 보니 이런 악몽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수 백만의 사상자를 낸 내전의 기억이 채 잊혀지지도 않은 지금, 사람들은 또다른 전쟁을 원하고 있답니다.전쟁이 생기면 그나마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는 "직업"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감독은 시에라 레온이나 온두라스 등에서도 똑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 생선 대신에 다이아몬드나 바나나가 등장하겠지요.

출처:비밀계시판 우클라님의 글

추신: 사진은 따로 어떻게든 올려 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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