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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소원, 그것은 희망에 의한 꿈. [지은이: 케테스]


달이 유난히도 밝은 어느 날 밤, 어떤 형제가 나란히 앉아 별을 관찰한다.
“형…나 추워.”
“쳇, 나도 알아. 젠장, 왜 우리가 따듯한 집을 놔두고 여기서 이런 시시한 천문학 관찰 실기를 하고 앉아 있어야 하냐고.”
그다지 분위기가 화목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둘은 꼬옥 붙어 앉아 체온을 나누며 형제간의 온화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오, 정말 미치도록 춥다. 야, 안되겠다. 그냥 집에 들어가자.”
형이 일어서서 정말로 집으로 가려고 하자, 동생이 형의 바지춤을 잡아당겼다.
“혀엉, 지금 아빠가 기도 중이시잖아, 들어갔다가 또 맞으면 어떻게 해.”
늘어지는 바지춤을 툭, 하고 털어낸 형은 집 쪽을 한번 보더니 울먹이는 동생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흥, 그딴 신이 알게 뭐라고 그렇게 광적으로 믿는 담?”
형의 이름은 브랜디, 동생의 이름은 버몬트. 그들은 이미 말했듯이 형제였고, 그들은 지금 집에서 열심히 광신도 노릇을 하시는 아버지를 피해 밖에 피신 나와 있었다.
그들의 아버지인 앙리는 어떤 종교의 신도로, 조금 지나치게 광적인 믿음을 보이는 자였다.
브랜디는 결국 동생의 청에 집에 들어가는 것을 관두고는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아 버렸다.
“쳇, 도대체가 난 왜 이런 이상한 집에 태어난 거냐고.”
동생이 뒤로 벌렁, 누운 채로 형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왜애? 난 형이 있어서 좋은데.”
브랜디는 자신의 귀여운 남동생인 버몬트를 한번 보더니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동생처럼 뒤로 벌렁, 자빠져서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 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이지….”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만약…정말로 신이 있다면 말이지….”
버몬트는 웬일로 그토록 싫어하던 신을 입에 담은 형을 보았다.
“만약…정말로…정말로…있다면….”
그들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밤이라는 길고 추운 시간을 보냈고, 달이 검푸른 산 뒤로 해를 피해 도망칠 때쯤에 겨우 잠들었다.
그렇게 잠이 들었던 형제는 해시계가 숫자 9와 10의 중간을 가리킬 때쯤에 누군가의 거친 손길에 의해 강제로 깨어나게 되었다.
#퍼억, 퍽, 퍽!
“아얏!”
“으앗!”
브랜디와 버몬트는 서로 다른 비명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그들이 깨어난 곳은 집안이었고, 그들의 앞에는 한손에 술병을 들고 성난 얼굴로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브랜디가 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자신들의 아버지였다.
“이런 망할 것들, 얼굴을 아주 감자깎이를 가져다가 갈아버릴까 보다.”
브랜디와 버몬트 형제는 잠에서 들깬 멍한 얼굴로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아직도 파악을 못한 채 그저 자신들을 나아주고 길러주고 먹여주기까진 않았지만 어쨌든 부모란 훈장 아닌 훈장을 달고 사는 아버지란 작자의 얼굴을 쳐다보기만 했다.
“당장 가서 헌금할 돈 모아오지 못해?!”
아주 울그락 불그락한 얼굴로 아들들을 노려보던 앙리는 아들들이 잠에서 들깬 모습으로 그저 멍하니 있자, 당장에 둘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채서는 밖에다가 집어 던졌다.
“오늘 저녁 안으로 700셀린을 모아오지 않으면 저 초원의 늑대 밥이 될 줄 알아!”
#쾅!
아주 문이 부셔지도록 세게 닫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린 아버지가 있던 자리를 브랜디는 뚫어져라 째려보기만 했다.
“형…참아…. 아버지, 어제도 또 신도목록에서 제외당할 뻔하셨나봐….”
그런 브랜디의 마음을 아는 지, 동생은 그저 형을 힘없이 위로한다. 그러나 형은 주위의 평생을 인간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승화시킨 죄 없는 나무만 걷어찼다.
“젠장, 도대체 지가 믿는 신에게 내야할 돈을 왜 우리가 모아야 해?!”
그 순간….
#쾅!
“방금 뭐라고 지껄였어, 이 ‘멍멍이아드님’아![욕 삼가]”
문을 걷어차면서 앙리가 나와서는 한 손에는 식칼을 든 채, 브랜디를 향해 외쳤다.
“버몬트, 도망가자!”
브랜디와 버몬트는 어차피 술에 취한 아버지, 될 대로 되라, 라는 식으로 집에서 반대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거기서, 이 ‘조상의 뿌리와 근본이 넓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신 님’아![욕 삼가]”
뒤에서 뭐라 뭐라 떠들어 대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는 형제들. 그들의 그런 인간다운 모습을 석양은 아주 아름답게 비추어 하나의 예술로 탄생시켰다. 허나 형제의 마음은 그런 모습 상상할 마음의 여유 따위는 없었고, 당장 오늘 밤 묵을 곳부터 알아봐야했다.
브랜디는 자신의 친구 중 가장 집안이 넉넉한 셰피드를 찾아갔고, 결국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그는 동생과 하인들의 방 중 하나를 쓰게 되었고,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매느라 고생한 다리를 쉬이며 침대에 누웠다.
그들은 침대에 누워서는 자잘한 수다를 나누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형인 브랜디가 갑자기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버몬트.”
착한 동생인 버몬트는 꼬박꼬박 잘 대답했다.
“응?”
“나…이틀 후에 프란시아 북부에 위치한 바다 건너편의 볼카늄에 가서 일하기로 했다. 내가 가서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널 데리러 올게.”
“…….”
버몬트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허나 형은 그런 묵묵부답을 알았다는 뜻으로 알고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형제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7년 후….
아주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난 브랜디는, 이젠 볼카늄에서 알아주는 총기의 장인이 되었다. 그는 프란시아의 레이니스 도시에 총기물품을 제작해 조달해주면서 아주 큰돈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렇게 성공한 그는 7년 전,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러 지금 고향에 돌아왔다. 그는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가려다가 옛 친구인 셰피드가 생각나 그의 집으로 향했고, 셰피드 역시 오랜 시간동안 보지 않았던 반가운 얼굴을 아주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브랜디는 고향에 있는 동안은 셰피드의 집에서 묵기로 한 뒤, 다시 자신의 옛날 집으로, 자신의 귀엽고 착한, 세상에 둘도 없는 그의 동생을 찾으러 갔다.
그는 지금 아버지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다. 그는 만약 아버지가 지금 자신을 알아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대한다면 그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줄 생각이었다.
브랜디의 옛집은 셰피드의 집에서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어서 다행히도 약 3분 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버몬트!”
브랜디는 아주 밝은 표정으로 오랜만의 자신의 집에 들어섰고, 그는 들어서자마자 동생을 찾기 시작했다. 허나, 누가 그랬는가? 자신이 바라는 대로 되면 그게 어디 사람 사는 인생이던가.
브랜디의 예상대로 동생은 집에 있었다. 허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쪽 눈에는 유리파편이 박혀 애꾸인데다 다리 한 쪽은 잘려 나가서는 침대에 묶여 있는 처참한 몰골의, 시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맞는 동생의 모습이었다.
브랜디는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정신을 차리고는 동생에게 다가갔다.
“버…버몬….”
그는 동생을 부르려다 말고는 갑자기 총을 꺼내 들었다.
동생의 배 위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동생의 것으로 보이는 장기들이 은제 그릇에 놓아져 있었다. 그리고 동생의 배는 아주 꼼꼼히 꿰매져서는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이다.
브랜디는 이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 망할 아버지란 작자가 믿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종교의 제물을 받치는 의식이다.
브랜디는 총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다가 버몬트가 손에 꽉 쥐고 있던 한 두루마리를 발견했다. 그는 버몬트의 손에서 천천히 그것을 빼내서는 펴서 읽어보았다.
잠시 후, 브랜디는 자신의 인생의 목표이자 삶의 이유였던 동생이 죽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동생이 쥐고 있던 종이 두루마리는 앙리가 믿던 종교의 신도목록이었다. 그것 덕분에 브랜디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알게 되었고, 그는 그것을 실행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
그는 집에서 나와 마을 어귀에 있는 한 교회로 갔다. 그리고는 문을 아주 세게 걷어차서는 부숴버렸다.
#콰광!
부수어진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브랜디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얼굴에 피를 바르고 신을 찬양하고 있던 자신의 그 망할 아버지였고, 그는 단번에 총으로 그의 머리에 세 번 총알을 박아주었다.
“끄어어어….”
아버지는 그렇게 먼저 갔고, 그 다음 처리해야할 것들은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고만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는 소리쳤다.
“으악!”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여기가 어딘…크억!”
#타당, 타당, 타당, 타당, 타당, 타당!
커다란 총소리가 온 마을에 퍼져나갔고, 그 교회 안에서는 브랜디의 울음소리와 함께 신도들의 대참사가 진행되어져 가고 있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타당! 타당! 탕! 타당! 탕!

‘쳇, 도대체가 난 왜 이런 이상한 집에 태어난 거냐고.’
동생이 뒤로 벌렁, 누운 채로 형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왜애? 난 형이 있어서 좋은데.‘

“너희가 인간이냐고! 그깟 신 따위 없어지라고 해!”
#타당! 탕! 탕! 탕! 타다당! 탕!

‘그래, 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이지….‘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만약…정말로 신이 있다면 말이지….’
버몬트는 웬일로 그토록 싫어하던 신을 입에 담은 형을 보았다.
‘만약…정말로…정말로…있다면….‘


‘너랑 나만 영원히 살게 해줬으면 좋겠어.’






그 일이 있은 후, 대륙에서 바티간의 지배 하에 있었던 모든 신도들이 죽어나갔고, 그 누구도 범인은 잡이 못했다. 그리고 그 살인범의 목에는 이십오억 셀린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이 걸리게 되었다.
어떤 소문에 의하자면 그 범인이란 작자는 볼카늄이 조종하는 자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볼카늄의 절대 아니라는 말에 바티칸은 볼카늄을 뒤지거나 어떤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땅땅땅!
대장장이들의 섬으로 알려진 화산섬, 볼카늄. 지금 그곳의 수많은 대장간들 중에서 한 대장간에서 어떤 한 남자가 총기를 만들고, 구리와 은을 섞어 총알을 만들고 있었다.
어느새 다 만든 그는, 총기와 총알을 챙기더니 항구로 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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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흠, 대충 1시간30분 만에 다 썼습니다만...=ㅁ=
손가락이 저리군요, 쿨럭![감기걸림=ㅁ=]
생뚱맞게 글하나 올리고 텨텨합니다=ㅁ=
그럼 이만[작가방 신청 어케하는거에요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