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저녁. 최근에 알았지만 동질감만큼은 형제 그 이상인 한○○ 군…… 동갑이고
돈 없고 취업률 희박하며 똑같이 솔로이고 똑같이 나라에서 부름을 받고 있는 예비
군바리 두 놈이 길거리에서 PSP를 만났다.
제○○ : 저게 PSP야?
한○○ : 요새 나왔다데. 뭔놈의 기능만 옴팡지게 - _-;;
제○○ : PDA 같은거?
한○○ : 즐-_- 딱 봐도 다르잖아 -ㅆ-
제○○ : 암튼-ㅠ- 게임기 주제에 오지게 비싸네 = _=
쇼윈도 너머 PSP를 바라보며 잡담을 나누는 그들…… 존내 한심스럽다. 지금 생각하니
솔직히 쪽팔리다. 아무튼 시답잖게 떠들던 도중 엄마 손을 붙잡고-ㅆ- (진짜다) 강림한
초딩을 만났다.
초딩 No.1 : 엄마, 저거!
엄마 No.1 : 뭐, 저거? 게임기?
초딩 No.1 : 어린이날^0^ (세상에 찌든 두 놈이 보기에도 상큼한 미소…… 는 아니었다)
엄마 No.1 : 좀…… 비싸진 않아? 다음에 싸지면 사줄게.
초딩 No.1 : 싫어! 나 저거@%!_%@!%$!@%(@_)!$)_@$ (모르겠다. 뭔 말은 있었다)
초딩과 엄마간의 한바탕 격전이 있었다. 물론 우리의 대한민국 초딩, 당당히 승리했다-_-;
유유히 가게 안으로 사라지는 그들…… 치솟는 유가와 아직 힘든 서민 경제를 걱정하며 저
초딩의 어머니도 가계부를 정리하며 한숨을 내쉰다는 것을 생각하며 철없는 초딩을 개탄해
야 했…… 을리는 없고. 솔직히 존내 부러웠다.
제○○ : …….
한○○ : …….
제○○ : ……지를까…….
한○○ : …….
이쯤에서 한○○ 군은 제○○에게 "미쳤어! 방값이 얼만데! 방 빼고 PSP나 붙들고 살래!
치솟는 유가와 #%()!%)(*!$@!!@%@!%!@%!%#*%)#@!!!!!" 라고 했어야 정상이다.
이놈, 은근히 시어머니 스타일이다- _-;; 떼거리로 술마시러 가더라도 소박하게 맥주 한
캔으로 끝내는 제○○와 달리 아주 들이붓는-ㅆ- 놈이 이런 건 옴팡지게 깐깐하다.
그런 놈이 조용하니까 뭔가 이상했다.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니 -ㅆ- 멍한 표정의 그놈이
있었다 - _-;;;;
한○○ : ………….
제○○ : ……뭐, 뭐야?
한○○ : ……사면…….
시켜달랜다.
5월 5일 어린이날, 이미 세상에 찌든 성인 두 놈에게 지름신이 강림했다.
네, 질렀어요 - _-;;;; 내가 미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