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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네에. PC방 알바 메뉴얼.

2005.05.12 09:43

제갈연 조회 수:1227















ⓐ 시급이든 주급이든, 급료 기대는 말자.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나, 내 생각에는 거의 200%의 확률로 같다고 본다.

PC방 사장님의 기본 마인드는 바로 이거다. "알바하는 놈, 여기가 제일 편할거다." 라는 마인드.

잊지 말자. 포인트다. 여기에 당신의 알바 생명이 달려 있다.

그래서 봉급 얘기는 어지간해서 꺼내서는 안되는 최강의 금지어다. 어차피 급료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당신, 그냥 잘라버려도 후임병은 얼마든지 많다. 특히 봉급 다 필요없고 밥만 주면

일하겠다는 놈들도 많다.

그냥 주는 대로 받자. 적어도 불평하지 말자. 봉급 인권의 사각지대가 바로 PC방이다.


ⓑ 일하는 동안 영양 균형은 알아서 맞춰라.


기본은 컵라면이다. 가끔 우동, 짜장면 등이 나오지만 모두 컵이라는 것은 똑같다. 영양은 당연히

고려하지 않는다.

다 필요없다. 스스로 맞춰라! 죽기 싫으면 가끔 나가서 사먹는거다! 공짜라고 좋아하지 마라!

어디나 다 그러리라고는 보장하지 못하지만, PC방 알바 식사는 공짜다. 아니면 봉급 일부를 깎는다.

그렇지만 속지 마라. 당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가끔 외식을 권장한다.


ⓒ 담배 연기는 스스로 버티는거다.


흡연구역과 비흡연구역이 나눠졌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구라다. 그들은 나눠졌을지

몰라도 당신은 아니다. 어쨌거나 알바는 냄새 다 맡아야 한다. 지독해도 참아라.

환기는 어려우니 가끔 나가서 신선한 공기도 마셔야 한다. 아니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휴대용 공기

정화기를 추천한다.

그렇다고 불평하지 마라. 다시 강조하지만 PC방 알바는 서바이벌이다.


ⓓ 어지간한 짬밥 아니면 감히 카운터에서 게임하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가끔 PC방에서 알바가 게임하는 걸 봤는가? 그놈, 장담하는데 사장하고 말까고 지내는 사이다.

초임병 주제에 게임하면서 괜히 눈치밥 먹지 말자. 처음에는 릴렉스, 진정하고 열심히 카운터나

보자. 지루해도 참아라. 알바 인생의 장수를 위해서, 일주일 후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거다.

사장과 친해지기 시작하면, 적어도 상하 직원관계를 벗어난다면 많은 어드밴티지가 있다.

그래봐야 봉급은 안 올라간다. 게임하는 것만이라도 감사하자.


ⓔ 파트 타임으로 일해라. 이건 경험자로서 간곡한 충고다.


한번 풀타임으로 뛰어본 적이 있다. 돈에 혹했던 거다. 솔직히 말하면 지름신이 거듭 강림하셔서

집세가 모자랐다. 그래서 뛰었다.

이주일이었던가. 그 후에 뻗었다. 방값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누웠을지도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초인적으로 버텼다. 진짜 이건 아니다. 돈이 모자르면 차라리 파트 타임으로 일하면서 다른 곳에

취직하라. 몸 버린다.

편할 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노동이 PC방 알바다.


ⓕ 초딩과의 대전, 기대하라.


나이값 못하는 어른 초딩 포함이다. 정말 상상도 못할 시츄에이션이 많다.


첫번째. 그냥 존내 튀는 케이스다. 주로 초딩~중딩 사이가 많다. 시작은 후불이다. 초딩 주제에

후불을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하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목하라. 갑자기 일어나면서 다른 사람

기웃거리는 척하다가 존내 튄다.

앗 하는 사이에 도망갔다면 따라가지 마라. 괜히 어부지리 양산한다. 주목하던 놈이 도망친다면

사장에게 잠시 맡기면서 쫓아가라. 잡으면 당신의 주가 상승? 그딴 건 없지만 암튼 기분은 좋다.


두번째. 물 흐리는 케이스다. 초딩이 우르르 몰려온다면 긴장타라. 방과 후가 고비다. 몇몇의

폐인들과 더불어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당신. 기분 깨진다. 옴팡지게 떠든다. 특히 컴퓨터

안된다는 놈들 급증한다. 선택권은 많다. 강경노선이든 햇볓정책이든 당신 맘이지만.


세번째. 시비 거는 케이스. 당신이 여자이거나 유약한 외모의 경우 시비가 많이 걸린다. 내용은

돈 낸만큼 못했다는 둥, 갑자기 불러서 오류 화면을 보여주며 이게 어찌된 거냐며 무작정 따진다.

80.412%가 험악형 인상이다. 그에게 압박당하는 당신. 여기서 지면 진짜 알바 인생 가시밭길이다.

대들자! 한대 맞더라도 부시식 강경노선을 취하자! 조목조목 따지는거다!

주먹질은 절대 오가지 않는다. 한대 정도는 감내해야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이 최초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시비가 60% 가까이 줄어든다. 전시효과가 상당할수록 그 효과는 커진다.


네번째. 옴팡지게 하고 튀는 케이스. 이건 주로 사장이 잡는다. 며칠, 몇달 죽치고 하는 폐인들이

주 대상이다. 돈이 없었던 거다. 이놈들은 주 감시대상 1호, 2호로 지정되어 특별 감시를 받는다.

하지만 튄다. 무서운 놈들이다.

사장이 어려울 경우, 나서서 잡아라! 싸워서라도 잡아라! 이건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놈들 요금 계산해보면 최소한 당신 봉급보다 많다.


그외 상상초월의 시츄에이션은 생략한다. 이건 말로 설명이 안된다.









자아. 경험담입니다아.

쉬우면서도 무지 난감한 게 이겁니다. 와하하하. 특히 시비 걸리면 땀이 삐질~ 하죠.

이젠 나름대로 이 바닥에서는 중견급 실력이고...... 우후후후.



아무튼 열심히 하시옵고, 맘에 들면 잘리지 않게 아양 열심히 떠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