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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한마디의 말도,

2006.10.24 06:10

네모Dori 조회 수:1641

한마디의 말도,



"사랑해"

1.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나를 바라보고 있던 남자애와 어디를 바라보아야 할지 모르는 내가 있었다.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남자애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돌아섰다. 그리고도 계속 침묵의 시간이 어색하게 흘러갔다.

2. 처음 사귀게 되는 사람이니 멋진 사람을 만나면 좋겠어. 내 말에 그녀가 피식 웃었다. 멋진 사람이 누군데? 그 많던 고백을 하나같이 다 차버리던 네가 선택할 사람이라니 정말 궁금한데? 그녀의 말은 농담이다. 농담에는 농담으로 받아준다. 나는 지금 웃고 있다.

3. 혼자 생각을 한다. 이유를 찾고 변명을 한다. 그는 소심했어. 그는 성격이 까다로웠고, 그는 키가 작았지. 그리고 그는... 자기 합리화. 그의 세심함에 끌렸고, 그의 매려은 뚜렷한 주관이었고, 그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었어. 말하지 않는 이야기. 결국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하지만 결국 과거의 이야기.

4. 그는 자유로운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와의 대화는, 그와의 시간은 즐겁다. 그들의 대화와 그녀들의 대화 속에서 그의 이름이 등장할때마저도 나는 즐겁다. 그의 장난치는 듯한 목소리와 그 너머에 숨어 있는 따스한 배려를 나는 느낄 수 있다. 그는 아름답다. 나는 그를 가지고 싶다.

5.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한 단어의 인사가 날씨와 농담과 웃음과 질문, 답변으로 바뀐다. 같은 장소에서의 시간이 길어진다. 함께하는 약속은 많아지고 함께하는 사람은 줄어든다. 그에 대한 행복과 기쁨과 즐거움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커저만 간다. 두려움 또한 커져만 간다.

6. 탐색과, 기대와, 아쉬움과, 희망과, 그리고 탐색과 기대가 반복된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던, 그리고 계속되기를 원치 않던, 고리가 끊어진다. 어제와 같았던 오늘에, 어제와 같았던 곳에서, 어제와 같지 않은 그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가 말한다. 어색한 시간이 흐른다.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나를 바라보는 그와 과거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

7. 그가 무겁게 굳어있던 공기를 깨트린다. 지금 답해주지 않아도 좋아. 어떤 대답이라도 괜찮아. 난 그저... 그의 말을 들으며 듣지 못한다. 나의 눈은 과거를 보고 있다. 나의 머리는 과거와 같은 미래를 생각한다. 저, 그럼 난 가볼게. 그가 몸을 돌린다. 그의 동작이 천천히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무겁게 들어올려진 다리가 가볍게 다시 땅을 딪는다. 그리고 이젠 좀 더 가벼워진 다리가 움직이려한다. 뻗어나간 손이 그 팔을 잡는다. 그가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몸을 돌린다.

8. 나를 바라보는 그와 그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

"..."

"..."

9. 한마디의 말도 필요 없는, 한마디의 말도 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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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인생 10월 1기 주제 - 한글자.
역시나 언제나처럼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무엇보다 분량이. 하지만 양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짧다는 건 그만큼 직설적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지. 거짓말을 잘 못했다는 것. 역시나 오랜 시간 생각해서 이것저것 짜넣는 것에 비해 짧은 시간에 주어진 무언가와 연관시킨다는 것은 힘들다.

여튼간에. 내가 원하는건 무엇을 kiss라고 느꼈으면 하는 것인데, 역시 이정도론 힘드려나. 다음엔 더 힘내자. 빠샤!

저기.. 근데 제 이름으로 카테고리 하나 만들어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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