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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3장-선과 악의 계약.


초창기의 세계, 그곳의 최초의 정의, 그러나 둘로 갈라진, 허나 한 쪽이 너무나도 강한, 하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하나하나 세계를 만들어가는 자들.
그들은 그들의 의지로 세상을 창조한 날, 서로의 의견이 엇갈려 서로에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존재하는가?”
강하지만 선한 자, 그는 다른 이보다 강했기에 ‘신’이라 불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른 이에게 물었다.
“존재한다.”
강한 자의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지만 악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 그는 힘도 없고 할 줄 아는 것은 악한 짓거리뿐이기에 ‘악마’라고 불리게 된다. 자신이 원해서 악이 된 것은 아니지만 약한 자신을 탓하며 자신을 악이라고 기준을 정한 자들에게 영원이란 시간 속에서 복수해가는 자.
“나는 악마다. 나를 그렇게들 부르고 있다. 나는 복수할 것이다. 나를 욕하고 나의 힘을 멋대로 휘두르며 그 누구하나라도 나를 품지 않은 이가 없는 주제에 멋대로 나를 악하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나는 복수할 것이다.”
“단순한 화풀이인가?”
악마는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아니,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그들의 법칙이다. 그들은 복수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복수를 한다. 물론 그것 또한 그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에 의한 것이겠지.”
“좋다, 복수해라. 네가 복수를 하든 말든 나는 관여치 않겠다. 하지만 하나만 약속하도록 하지. 나또한 그들에게 각각 나의 힘이 스며들게 하였다. 어떤 이는 마음속에서 너를 키울 것이고, 그 자는 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마음속에서 너 대신 나를 키울 것이며, 그렇다면 너는 나의 기운이 너의 기운보다 약할 경우에는 멸하거나 피하도록 해라. 그것만 지켜준다면 나또한 왈가왈부하지는 않으리.”
“알았다. 나의 기운은 악한 자를 따를 것이며 너의 기운은 피할 것이다. 또한 너의 힘에 의해서 멸할 수도 있으며 너의 기운이 한곳에 많이 뭉쳐서 악한 기운을 견뎌낸다면 그 또한 피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하나는 알아두도록 해라. 그들의 손에 칼이 있고 그들의 눈앞에 낙원이 있다면, 그들은 나의 힘에 의해서 그 무엇이라도 파괴해서 반드시 낙원을 얻으려 할 것이다.”
“좋다. 그래도 나는 그들을 믿도록 하겠다. 신뢰란 눈에 보이지 않는 법. 하지만 믿을수록 신뢰는 강해지고,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나의 힘은 너를 무찌를 것이다.”
“그래, 좋다. 나는 이제 간다. 어디 나중에 보면 누가 옳았는지 한번 보도록 하지.”
악마는 천천히 세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의 힘이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잠깐, 한 가지만 묻겠다. 우리가 그들의 세상에 꼭 필요한가?”
신이었다. 악마는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는 답했다.
“그것이 우리가 알아내야할 것이다. 우리가 나중에 만나는 순간, 서로에게 서로의 답을 알려주게 되겠지. 그리고 답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거다.”
악마의 답에 신이 다시 한번 물었다.
“답을 알게 되는 순간 사라져야 한다니? 그것이 무슨 소리이지?”
악마는 신의 힘을 뿌리치고는 지상으로 천천히 떨어지며 말했다.
“그것 또한 우리가 알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은 그렇게 악마와의 만남을 마쳤고, 천천히 지상으로 떨어지며 멀어져만 가는 악마를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