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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겨울이야기 외전]버려진 아이

2004.11.21 15:39

케테스 조회 수:1501

[단편]


버려진 아이


커다란 대륙, 그곳에서 가장 큰 나라의 가장 평화로운 성이 있었다. 세상이 태어날 때 다섯 영혼이 그들의 주인을 위해 지은 성이다. 그들은 성을 온통 새하얀 돌도 아니고 쇠도 아닌 미지의 물체로 만들고 또 그곳에 그들이 아는 수천만가지의 축복을 걸어주었다.
그 때문인지 이후로 사람들은 그곳을 ‘백의 궁전’ 이라 부르며 성지로 정했다. 그 성은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았고 또 그 어느 나라왕도 그 성에 쳐들어가거나 지배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엔 오로지 행복과 평화만이 있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곳에는 도둑이나 사기꾼은 물론 세금과 돈만 아는 정치가나 귀족 따윈 없었다. 하지만…이상하게도 거지는 있었다. 그들은 거지이면서 구걸하지 않았고 또 동정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 일해 스스로 벌어먹었으며, 집은 없었지만 그들 스스로 밤에는 골목에서 끼리끼리 모여 잠을 잤다. 신이 북쪽으로 가기 전 겨울과 파괴를 봉해버린 이 세상에 그들은 두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겨울이 없기에 아무데서나 자도 얼어 죽을 걱정은 없었다. 게다가 여름의 밤은 선선해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였다. 오히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름에는 밖에 나와서 잘 정도였으니….
봄, 여름, 봄, 여름…이렇게 봄, 여름이 지속되는 세상에 밖에서는 이불 하나 없이 자도 얼어 죽을 리는 없었으니 사람들은 덥다 싶으면 마음껏 나와서 잤다.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성, 백의 궁전에는 대륙 곳곳에서 상인들이 몰려와 많은 물건들을 사고팔았으며 또 도둑이 없으니 마음껏 물건들을 펼쳐놓고 장사했다.
프란시아 구력 999년 8월 46일.
백의 궁전 시청 앞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장사꾼들이 물건을 사고팔고 있었다.   그곳에서 거지들은 장사꾼들의 허드렛일이나 도와주면서 밥값을 벌고 있었다. 장사꾼들은 백의 궁전에 올 때는 그저 마차에 물건 싣고 호위병 몇 명만 데려 오면 되었다. 일꾼들은 백의 궁전에서 그냥 지나가던 거지 아무나 붙잡고 돈을 지불하면 그게 일꾼이었다.
그 중 향수를 팔던 검게 그을린 장사꾼의 옆에서 향수상자를 옮기던 한 젊은 거지가 일을 다 했는지 장사꾼에게 돈을 받고는 장에서 나와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는 돈을 대충 세보다가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빙글빙글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좀 들어가자 나무판대기로 대충 지은 집이 있었고 그 거지가 다가가자 그곳에서 한 꼬마 거지가 뛰쳐나와 그를 반겼다.
그 꼬마가 달려오자 그 거지는 그 아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형~ 일 끝내고 오는 거야?”
그 꼬마는 거지의 동생인가 보다.
“응, 생각보다 빨리 끝나더라고. 하나도 깨뜨리지 않고 잘 옮겼다며 이렇게 보너스도 줬는걸. 역시 향수가 비싸고 잘 팔리는지 보너스도 이만큼이나 주더라.”
그는 팔을 크게 돌려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보여주었다.
그가 손을 피자 그의 손에는 금화7개가 있었다. 허드렛일 한 것 치고는 엄청난 돈이었다. 그리고 금화들을 보자 동생의 얼굴이 놀란 얼굴이 되어있었다. 그는 형의 손을 다시 오므리게 하고는 형의 주머니에 다시금 넣게 하였다. 그리고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놀러가자!”
형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귀여운 동생이 또 어디 있겠는 가….
형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형의 배에서 꼬르륵 하고 소리가 났다.
“…….”
“하핫…. 배고픈 걸?”
“형, 점심 먹었어?”
“아니, 너는?”
“나도 아직….”
형은 동생의 손을 잡고는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그는 동생에게 어디를 갈지 물어보다가 형보고 정하라는 동생의 말에 싱긋 웃더니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곳은 구두점들 사이에 있는 한 음식점이었다. 그들은 문 앞에 서서 창안에 보이는 음식들을 보고는 군침을 삼켰다.
“형…여긴….”
“괜찮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충분해.”
동생을 안심시킨 그는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주인이 반겼다.
“하아~ 어서 옵…오! 너구나! 역시 우리 가게의 ‘므슈바참‘을 잊지 못해 또 찾아 온 게로군. 으잉? 뒤에 그 아이는 누구냐? 네 동생이냐? 흐음, 다음부터 동생이 여기만 오자고 하면 어쩌려고…자, 자, 어찌 되었든 저기 창가에 빈자리 보이지? 저기에 앉아라. 아, 물론 두 명이서 먹을 거지? 좋아, 이 시아쿤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오지.”
혼잣말을 하는 건지 형제에게 말을 거는 건지 모를 정도로 혼자 떠들어대던 그 시아쿤이란 사람은 가게주인 겸 주방장이었다. 그는 갈색 앞치마를 두르고 때가 껴서 그런지 회색으로 보이는 주방장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의 가게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특히 므슈바참이란 음식이 가격도 그런대로 괜찮고 맛은 가격에 비해 일품이었다. 므슈바참은 닭고기에 우유와 설탕, 허브를 넣어 만든 하얀  소스를 뿌리고 그 위에 샐러드와 돼지고기를 썰어놓고 그 아래에는 국수가 깔려 있어 고기와 샐러드를 다 먹고 난 후에도 소스가 깃든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양도 많고 가격도 겨우 50셀린뿐 이었으니 금화 한개만 내면 두 명이서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그것도 푸짐하게….
형제는 므슈바참을 시키고는 창밖을 구경했다. 창밖에는 온통 구두장이뿐이 안보였고, 그리고 사람들도 별로 많지 않았다. 가끔 하인이나 시녀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인 신발인 것 같아 보이는 고급구두나 가죽신을 가져와 구두장이 중 한명에게 내미는 게 다였다.
형제가 그렇게 구경할 때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러 명이서 걷는 듯한… 하지만 모두들 발걸음을 맞추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 소리가 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군대가 보였다. 그들은 온통 은색갑옷에 빛나는 창과 칼을 들고 모두 같은 동작으로, 같은 모습으로 발걸음도 맞추어서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용맹해 보였고, 특히 앞에 가슴을 쫙 펴고 큰 깃발을 들고 있던 한 병사가 제일 급이 높아 보였다. 동생은 신기한 듯 눈을 크게 뜨고는 군대가 행진하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때, 시아쿤씨가 부드러운 크림 냄새가 나는 큰 그릇 두개를 가지고 왔다.
“흥, 이번엔 또 시청에 가서 시장님께 무슨 협박을 하려고…!”
“…….”
시아쿤은 그릇들을 각각 형과 동생 앞에 내려놓아 주었다. 그는 군대를 바라보다가 거지 청년에게 물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네 이름은 뭐냐? 앞으로 자주 들리게 될 텐데 이름이라도 알아야지.”
시아쿤의 말을 들은 그는 군대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시아쿤을 봤다.
“캄신…캄신입니다.”
“캄신? 호오, 초원에서 살았었나?”
“아뇨, 부모님이 그러셨고 저흰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초원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요.”
“흐음, 그래. 그럼 이놈은?”
시아쿤이 병사들이 다 지나가 볼거리가 없어져 먹는 것에만 열중하던 동생을 가리켰다.
“걔는 캄밀이에요.”
“흐음… 그렇군.”
그는 캄밀을 바라보다가 캄신을 보더니 씨익 웃었다.
“생각보다 멋진 이름들을 갖고 있군.”
“…….”
캄신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므슈바참을 썰어 입에 넣고는 어느새 다 먹은 동생이 자신을 바라보는 걸-정확히는 캄신의 그릇을-느꼈는지 그릇을 가운데로 밀었다. 그리고 그가 가운데에 그릇을 놓자 동생은 형을 쳐다보다가 형의 것도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점심때가 훨씬 지났는데 아까는 보이지도 않던 많은 사람들이 이 가게로 들이닥쳤다. 시아쿤은 손님들이 갑자기 많이 오기 시작하자 요리하기에 바빴는지 자신의 딸에게 계산대를 맡기고는 주방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캄신은 창밖을 보다가 캄밀이 다 먹은 것을 알고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들 형제는 이것저것 사먹다가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에서야 나무판대기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 캄밀의 손에는 사탕과 설탕 빵을 비롯해 여러 가지 군것질거리들이 들려 있었고, 캄신은 남은 돈을 세어보더니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꽤 많이 벌어서 그렇게 많이 사먹고도 무려 금화가 세 개, 300셀린이 남았다. 300셀린이면 내일, 아니 이틀은 버틸 수 있는 양의 돈이다.
캄신은 벌써 이불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 캄밀을 따라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램프의 불을 끄고는 이미 잠들어 버린 동생을 따라 캄신도 잠을 청했다.

이곳은 시청의 시장 집무실 안.
그곳에는 세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시장으로 보이는 뚱뚱하고 대머리에 양복을 입은 사내는 의자에 앉아 나머지 두 명 중 화려한 갑옷에 등 뒤에는 파란색 검을 찬 사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아까 낮에 캄신과 캄밀이 음식점에서 본 그 군대의 병사와 같은 복장으로 창을 꼿꼿이 세우고는 파란색 검을 찬 사내 옆에 서있었다.
파란색 검을 찬 사내는 시장에게 무언가 요구하는 것 같은 제스쳐를 보이다가 시장이 고개를 젓자 바로 검을 뽑아 그를 죽였다. 그의 표정은 화나 보였고 그는 죽은 시장의 시체에 검을 박고는 옆의 병사에게 뭐라고 말했다. 그러자 병사는 가볍게 목례를 취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병사가 밖에서 기다리던 병사들에게 뭐라고 말하자 그들은 각각 백의 궁전 곳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날 밤…역사에 다시없을 일이 일어났다.

평화의 상징이자 성지인… 백의 궁전이 불타고 있었다.



“헉… 헉….”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건물 곳곳이 불타고 있다. 병사들이 집집마다 불을 지르며 보이는 사람마다 죽이고 있었다.
낮에는 용맹스러워 보이던 병사들이 밤에는 피에 미친 개같이 보였다.
그때, 골목 사이사이로 뛰어 다니며 병사들의 눈을 피해 도망갈 곳을 찾는 자들이 있었다. 바로 캄신과 캄밀이었다. 캄신은 캄밀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최대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눈에 광기가 어린 한 병사가… 머리에는 불타는 나무 막대기가 꽂힌 채로 쫓아오고 있었다.
약 10분 전 캄신은 소변이 마려워 나무판대기 집 뒤에서 볼일을 보다가 한 병사가 칼을 들고 캄밀이 자고 있는 판대기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하고 살펴보다가 그는 보았다. 빨간 불빛에 빛나는 칼에는… 피… 피가 묻어 있었다.
캄신 곧 정신을 차리고는 따라 들어가 자신의 동생 캄밀을 베려던 병사에게 다짜고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병사는 나무판대기를 뚫고는 집 밖으로 튕겨져 바닥에 쓰러졌다.
캄신은 병사가 쓰러지자 캄밀을 깨워 얼른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목 사이사이를 돌다가 뒤를 돌아보자 뒤에서는 아까 그 병사가 쫓아오고 있었다. 캄신은 주위를 살피다가 골목 무기 점의 나무 작살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작살은 정확히 병사의 투구를 빗겨 쳐 투구 안의 병사의 눈에 정확히 박혔다. 병사가 괴로워 할 때, 불덩어리가 작살에 옮겨 붙기 시작했고 얼마 안가 작살은 불타올랐다. 그리고 병사는 괴로워 하다가 도망가는 캄신과 캄밀을 다시 쫓아오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훨씬 무서운 살기를 띄고서….
캄신과 캄밀은 전력을 다해 뛰었다. 그렇게 달리다가 형이 캄밀에게 말했다.
“저 앞의 성벽까지만 뛰면 살 수 있어! 거기에 나무문이 있을 거야. 얼른 가자!”
“응!”
캄신과 캄밀 형제는 뒤에서 쫓아오는 병사가 혹시라도 자신들을 따라잡을까봐 다리에 쥐가 나는 것도 모르고 계속 뛰었다. 그들이 성벽 쪽에 거의 도착했을 때, 성벽에는 좀 작은, 어른 한 명도 겨우 지나갈 수 있어 보이는 나무문이 보였다. 캄신이 외쳤다.
“사… 살았다!”
그는 동생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문을 향해 남은 힘을 모조리 쏟아 부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문에 도착 했을 때, 캄신은 사람의 인영을 볼 수 있었다.
‘누…누구지?’
그는 잠시 멈칫 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을 확인 하고서는 반가운 얼굴로 얼른 뛰어 갔다.
“시아쿤, 시아쿤 아저씨!”
그가 외치자 그 인영이 돌아보았다.
“오, 너희구나!”
시아쿤이었다. 시아쿤은 여전히 앞치마를 두르고 한손에는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 도끼에는 시뻘건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살아남으셨어요?”
캄신이 기쁜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시아쿤이 씨익 웃더니 말했다.
“이렇게!”
시아쿤의 그 말과 함께 캄신의 배에 시아쿤의 도끼가 박혔다.
캄신의 표정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어…어째서…아저씨는….”
캄신은 말을 잇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자 시아쿤은 한 번 씨익 크게 웃더니 이미 죽어버린 캄신의 머리를 발로 툭 쳤다.
“하핫, 멍청이. 다행히도 이곳이 성지라서 현상수배지 같은 건 찾아 볼 수도 없기에 다행이야. 내가 누군지 아나? 모르겠지? 내가 바로 현상금 3억 셀린의 ‘부시아쿤 디블렛’ 이시다! 크하핫! 오랜만에 사람들을 죽여 보니 살맛나는군. 뭐, 어차피 난 교황청에 병사들이 그랬다고 하고 난 비밀 문을 통해 몰래 빠져나온 유일한 생존자라고 말하면 되니까…하하핫! 후우, 꼬맹아 너희 형이 죽어서 어쩌냐? 뭐, 걱정마라. 이 아저씨가 하나도 아프지 않게 형이 있는 곳으로 보내줄게. 후하핫, 잘 가라!”
시아쿤은 도끼를 크게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캄밀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혀…형이…형이 죽었어. 주…죽었어. 아냐… 살았을 거야. 형은…형은 날 놔두고 죽지 않아. 그…그래! 그럴 거야. 형이 죽었을 리 없어. 형이 시아쿤 아저씨랑 짜고 연극 하는 거야. 형은…형은 시아쿤 아저씨랑 친했잖아?!’
캄밀은 형의 죽음 부정했다. 이해하려고도 수긍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아쿤은 도끼를 내려쳤다.
#스르르
시아쿤의 도끼가 캄밀에게 닿으려는 순간, 시아쿤과 도끼는 순간적으로 부패되더니 먼지처럼 바람에 휩쓸려 사라졌다. 캄밀은 넋이 나갔다. 그는 시아쿤이 있던 자리에 시선을 고정한 채 가만히 있었다.
#뚝… 뚝….
침이 한 방울 두 방울 캄밀의 입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캄밀의 시선 앞쪽에 있던 집이 아까의 시아쿤처럼 부패되는 가 싶더니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집이 사라진 자리에는 한 사람이 서있었다. 그리고 달빛에 비추어진 그 사람은… 여자였다.
그녀는 검은 원피스에 검은 스태프를 들고 있었고, 여러 개의 고리들이 그녀의 주위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검은 형상들이 서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캄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
캄밀은 아무 말 없이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캄밀의 상태를 천천히 훑어보더니 손짓을 했다. 그녀가 손짓을 하자 뒤에 있던 검은 형상 중 하나가 캄밀을 들어올려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당신의 고통에 대한 보상을 받을 겁니다. 자, 저와 함께 가시죠. 어디로 가는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본 주인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갈 겁니다. 물론 그곳에는 당신의 보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그녀가 입으로 주문을 중얼거렸고, 그러자 그녀와 캄밀의 몸이 어둠에 휩싸였다. 그리고 잠시 후, 캄밀과 그녀의 모습은 백의 궁전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떠난 후 백의 궁전에는 어둠이 덮쳐졌고 백의 궁전에는 아무 생물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약 15일이 지난 후, 백의 궁전 근처에는 사악한 무리들이 속속히 출현하고 있었고, 사람들의 신고에 교황청에서는 사람들을 보냈다. 보낸 30명의 수도사와 100명의 기사 중 살아남은 사람은 수도사 1명뿐이었고 그는 살아남았을 때, 노트에 적혀 있는 ‘백의 궁전‘옆에 이렇게 적었다.

[백의 궁전 HAUNTED(저주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