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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단편-2(이어진 내용입니다.)

2004.09.01 09:07

Long-Rifle 조회 수:1814

#5
내 이름은 전성안.
난 신문기자다.

특별히 또 물을 게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해두지.
난 수배자다.
연쇄살인용의자.

어때? 환상적인 타이틀이지?
.
.
.
우아아아악!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자고 나니 스타가 되는 것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자고 나니 40여명의 여인을 죽인 수배자?
말도안돼애애애애애!

성안이 바바리코트에 얼굴을 깊이 파묻었다.한여름에 바바리코트는 무슨무슨 맨을 연상하기 딱 좋은 복장이었다.
뭐,사실 그 무슨무슨 맨의 복부를 후려치고 얻은 전리품이기도 하다.지금으로서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할 최대의 무기이기도 하고.

"40여명의 여인을 죽인 희대의 연쇄살인 용의자는 지금 나주시 방면으로 도주중인것으로 추정되며....."
TV에서 성안의 얼굴이 비쳐나왔다.그 모습에 소형TV를 보며 가게밖에 있는 단상에 앉아 있던 슈퍼 주인이 혀를 찼다.
"쯔쯔...세상이 우찌 될라고 이러노,말쑥하게 생긴 놈이.......말세다,말세야...끌끌끌...."
TV에서 나온 내용에 질겁한 성안이 골목으로 숨어들어갔다.TV에서는 여전히 모자이크처리된 화면으로 피해자의 몸 구석구석을 찍고 있었는데 화면이 흔들리면서 편집진의 실수로 잠깐 드러난 피해자의 얼굴은 얼핏 본 성안에게도 전혀 생면부지의 인물이었다,그래서 더욱 수상했다.

며칠을 숨어 다닌 성안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서 40여명을 죽이고 뒤집어 씌운단 말인가.
왜?
도대체 왜?
그는 일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커다랗게 소리를 질렀다.다행히도 주변 사람들은 미친놈인가보다.생각하며 얼굴을 보지 않았다.
"왜애애애애애애애!!!!"

의문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생각하면 할수록 두통만 심해졌다.자신은 최근 한국으로 들어온 디바인 컴퍼니의 비리현장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고 있었을 뿐.하지만 아무리 디바인 컴퍼니가 거대회사라 해도 40여명을 죽이고 모조리 자신에게 뒤집어 씌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근처 벤치에서 고민중이던 그가 벌떡 일어섰다.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위풍당당했다.
"좋아!"
특별히 모범적인 기자라기보단 월급 도둑놈에 가까웠던 성안이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자 마치 영화주인공처럼 용기가 솟아났다.그것은 용기라기 보다는 만용이고,마지막 발악이며,영화주인공이라도 된 양 착각까지 조금 섞여 있었지만 어차피 갈때까지 간 상황,뭐가 두려우랴.
성안은 가장 근처에 있는 사건발생 장소로 달려나갔다.
.
.
.
.
사건의 진위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슨수로 정보를 구한단 말인가?경찰서에 찾아가면 얄짤없이 사형일 것만 같았다.
40여명을 죽였다고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 정도로 우매한 그들에게 믿음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고향에 찾아갔다간"이놈아,어서 자수해!" 내지는 "너같은 자식 둔 적 없다!" 또 내지는 "어서 숨어라!" 라고 할 가능성이 다분했다.
그래서 그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다.위험하지만 그 방법밖에는 정보수집을 할 수가 없었다.

결정을 내린 성안이 찾아간 곳은 변장에 탁월한 솜씨를 지닌 친구.진선이었다.
진선은 성안을 보고 대경했지만 신고하려 하지는 않았다.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성안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진선이 성안을 이끌고 작업실로 데려갔다.

변신소녀물(or 변신XX소년물)은 아니지만.
어쨌든 변신의 시간이다.


#6
진선은 성안의 얼굴에 맞게 많은 가면을 주었다.
정말 무협지에 나오는 인피면구인가 싶을 정도로 대단히 잘 만들어진 가면으로 그는 이것을 아무도 모르는 속주머니를 만들어 가면들을 넣고,그중 하나를 썼다.

진선이 특별히 괴물가면 같은것을 많이 제작하는 만큼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만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친구 몇 명의 사진을 이용해서 만들었다.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
그에게서 갑자기 자신의 직책인 신문기자일에 대한 자부심이 차올랐다.

"후후후"
얼굴을 덮고 있는 가면이 거추장스럽기는 하다만 이 얼마나 오래간만의 햇빛인가!
바바리도 안입어도 돼! 그 냄새나는 거!
조금 나아진 걸로 굉장히 희극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기는 하지만.
상황은 종전보다는 훨씬 나아져 있었다.피해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몇 분 전에 어디서 시체가 발굴되었다는 말이 들려왔다.그는 정말 바람처럼 현장으로 다가섰다.

삐용삐용삐용
효과음이 유치해서 미안하지만,어쩃든 앰뷸런스와 경찰차의 사이렌이 들려왔다.
현장에서는 사진을 찍고 난리가 아니었다.경찰들은 한창 사체를 두고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고 빨간 줄로 쳐진 현장 밖에서는 뭐라고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당연하게도 아이는 없었다.

"잠깐만요."
슬쩍슬쩍 구경꾼들을 헤치며 성안이 바로 줄 근처까지 다가갔다.
몇몇 구경꾼들이 인상을 구기기는 했지만 성안은 금방 줄 앞까지 다가설 수 있었다.
"자자,다가서지 마세요."
순경이 주의를 줬다.
성안이 현장과 경찰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는 사이....뒤에서 구경꾼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쟤 선숙이 아냐? 그 집 딸 말야."
"정말 그러네? 근데 그집 여편네는 어디 있대? 평소에는 그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글쎄...?"
"쯧쯧,그나저나 쟤나 불쌍하게 됐지...뉴스 보니까 아무 죄도 없는사람들을 해친다던데......문단속 꼼꼼히 해야겠어."
"누가 아니래,진짜 세상말세다..."
구경꾼들의 말을 듣던 성안의 눈이 번쩍 뜨였다.
구경꾼들의 말로는 별로 멀지도 않은 곳에 사는 유족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보통 tv에서도 유족들의 화면을 잠깐 보여주기 마련이다.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유족들이 보이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뭔가 있군....'
"거기,비켜요!"
순경하나가 사체를 옮기며 성안에게 소리쳤다.성안은 괜히 화들짝 놀라며 길을 비켜주었다.
변장 덕택에 의심받지는 않았다.

그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몇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허탕이나 마찬가지였다.
'뭔가 있는데....그게 뭐지?'
그가 지나선 길에 여름의 후덥지근 한 바람만 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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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길! 단편이 아니게 되어버렸어!
X:그럼 더 써.
?:그,그럴까?
X:제목은 뭘로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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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유,뭔가 이상한 표현들로 가득 찬 것 같아서 썩 맘에 안들지만.......수정은 귀찮아요![퍽!]
요놈도 사실 방학 끝나기 전에 써져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