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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겨울이야기1편

2004.10.24 20:21

케테스 조회 수:1453

으음...가입해서 처음 올립니다아!
잘 봐주세요오~>_<[디프에서도 올리고 잇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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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 [프롤로그]

“그냥 평범한 노인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으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인간과 모든 생명체를 태어나 자라게 하셨으며 미천한 저희에게 기적과 그분의 힘을 보여주시어 우리로 하여금 그분을 모시고 찬양하게 하신 분. 세상이 시작 될 때 그분이 앞에 서시고, 세상이 끝날 때 그분이 우리를 맞으리라. 이 세상에 파괴와 겨울을 없애 우리에게 편안한 삶을 보장하셨으니, 우리는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그분을 찬양하리라.”
걸걸한 목소리로 주위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던 한 노파가 이야기가 끝나자 흔들의자에 차분히 기대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눈을 살며시 뜨더니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분은 지금도 저 먼 북쪽 땅 어딘가에서 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계실거야. 그리고 그분은 우리의 조상님들께 약속했지. 언젠가… 우리에게 돌아오실 거라고… 그리고 우리와 함께 세상을 이루어 나가실 거라고….”
노파가 옆에 있던 컵을 들어 물을 조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 조상님들은 그분께 약조했단다. 당신이 돌아오는 날, 우리의 자손들이… 그 언젠가가 될지는 몰라도 우리의 자손들이 반드시 그때까지 살아남아… 당신을 맞을 거라고…. 그리고 그분은 북쪽으로 가시는 날, 우리 세상에 겨울과 파괴를 없애 주셨단다.”
아이들 중 한명이 나서서 물었다.
“할머니, 그분이 언제 가셨는데요? 혼자 가셨어요?”
노파는 주름지게 웃어 보이더니 꼬마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건 이 할미도 모르지… 그리고 그분은 신이셔서 아무런 도움이필요 하지 않으시단다. 그분은 절친한 친구 분들 조차도 이 세계에 남겨 두시고 가셨지.”
“근데 할머니, 우리 고모부가 말하시는 데요, 저 먼 북쪽의 어느 산맥에는 겨울이 있대요.”
“오, 그래, 체르피안. 너의 고모부는 대륙 곳곳을 여행하시니까 잘 아시나 보구나. 그래, 체르피안. 너의 고모부의 말씀대로 그 곳엔 겨울이 있단다.”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일제히 노파에게 주목했다. 그리고 체르피안으로 불린 아이가 다시 물었다.
“할머니, 겨울은 무엇이죠? 저도 그 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노파가 흔들의자를 삐걱삐걱 소리 내어 흔들면서 편안한 음성으로 말했다.
“겨울이란 보고 있는 자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지. 하얗게 펼쳐져 있는 눈 내린 대지를 쳐다보고 있자면… 하지만 동시에 겨울은 모든 것을 얼려버린단다. 겨울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우리는 굶거나 얼어 죽게 되거든. 이 할미도 책에서만 읽어서 잘 모르겠구나.”
할머니가 스르르 눈을 감자 아이가 다시 질문했다.
“할머니, 근데 어째서 그곳에는 눈이 오는 거죠? 고모부가 말씀하시는데 그곳은 항상 눈이 온대요.”
“그곳에는 그분이 그분 친구 분의 물건으로서 겨울과 파괴를 봉인해 놓으신 곳 이란다. 그곳에 겨울과 파괴가 봉인된 후, 그곳은 항상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사악한 괴물들이 득실득실 대게 되었지. 그렇게 되자 사람들은 그곳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게 되었지. 그리고 그분의 친구 분 중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프란시아를 세우신 분이 그곳을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장벽을 세우고 ‘금지된 산맥’ 이라고 이름을 지으셨단다.”
“우와, 그럼 그 친구 분은 어디 계신데요?”
“그 분은 자신의 욕심에 의해 흘러넘친 잔을 받들고 자신의 죄에 대한 벌을 받으며 지금 그곳에 그 분의 물건과 함께 봉인 되어 있단다.”
“우와….”
이야기를 마쳤는지 할머니는 한 가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할머니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곳은 세계의 시작
수없이 많은 생명체가 어울리는 세계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곳은 더 이상
겨울이 오지 않아
그 사람의 성령이 저주의 겨울을 봉인해
벼가 얼어 죽을 걱정은 없지만
우리는 오지 않을 겨울을 노래하네

북쪽으로의 끝없이 펼쳐진 땅위엔
우리가 모르는 지식이 있고
남쪽으로의 끝없이 펼쳐진 바다위엔
작은 섬 하나 볼 수 없다네

세상의 끝 그곳에는 세상의 바닷물을
삼키는 자가 있고
죽은 자가 만들어 놓은 다리는 기억 속에 남고
끝없이 펼쳐진 땅의 경계선엔
천년을 바라본 자들이 지키고 있다지

세상의 지배자는 넘친 잔에 죽고
겨울이 오지 않는 땅위엔 지배자란 없네
더 이상 겨울은 오지 않아
하지만 언젠간 올지도 모르지

겨울이 올 때는 자연의 친구들이 알려 줄거야
물고기가 땅위로, 로크가 산 아래로
수왕이 직접 몸을 보이시고
용들이 날아오르고, 수천 년의 보물들이
빛을 바랄 거라네

친구여 놀라지 마오 내일 일은 내일로
친구여 겁내지 마오 그 일은
우리가 죽은 뒤 수만 년 후의 일일수도 있으니



그들은 이렇게 편안한 삶을 신이 내려준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은 그들에게 축복을 내려 준 게 아니었다. 신은 원했다. 그들이 스스로들의 방법으로서 자신의 실수로 봉해져 버린 세상을 나가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들의 탈출로서 자신 또한 이 감옥 같은 세상에서 나가고 싶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만 신은 분명히 그들의 조상들에게 말했다. 강구하라고. 이런 감옥 같은 세상에서 나갈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그러지 않으면… 모조리 소멸이라고. 그들은 자신들의 자손들에게 그 말을 알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7000여 년간 그들의 자손들은 행복하게 살아왔다. 겨울과 파괴가 봉해져 버렸으니 무엇이 그들을 괴롭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세상은 점점 변하고 신이 그들에게 준건 축복이 아니라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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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프롤로그였구요, 아래부터는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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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 1편-겨울의 단서

프란시아 신력 4018년 5월 37일.
프란시아의 끝자락에 있는 팔레인 마을.
수많은 집들과 상점들, 그리고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많은 사람들. 대부분 낫이나 곡괭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아 농부인 것 같다. 그 중에는 하얀 옷에 성표를 들고 바쁜 듯 걸어가는 성직자들이 보였다. 성직자들은 가다가 사람들이 인사하는데도 못 본척하고 그냥 지나가고 있었다.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했는지 농부들은 인상을 쓰더니 다시 밭으로 향했다. 성직자들은 마을촌장 집 옆 언덕의 교회로 쏙 들어가 버렸다.
교회의 안은 생각보다 더러웠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깨끗한 벽에 주위의 촛불의 빛을 받아 붉은색으로 빛나는 성표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안의 벽은 벽지가 다 뜯어져 더덕더덕 붙어있었다. 빛이라고는 천장의 뚫린 구멍에서 들어오는 햇살뿐이었고, 그런 어둠이 더러운 벽을 가려서 아주 오래되어 보이게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교회 홀 맨 앞 벽 중앙에는 있어야할 성표는 없고 그저 성표가 뜯어진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이…이봐! 엘우드 형제!”
누군가가 ‘엘우드 형제!’라고 부르는 소리에 어둠 속에서 사람의 형체가 기도하는 모습에서 고개만 뒤로 돌렸다. 그 형체가 고개를 돌리자 그 형체의 안광의 빛이 문을 박차고 들어온 성직자들을 향했다. 성직자들은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그 안광을 뿌리는 자의 모습이 마치 악마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그 형체가 일어나더니 성직자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성직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어둠 속의 형체가 자신들에게 거의 다 다가오자 그들은 도망치려고 했다.
그때, 수도사들에게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성직자들은 도망치다 말고 돌아보았다. 그들이 돌아보았을 때는 항상 웃고 있어 바보가 아닌가 하고 착각이 들 정도로 착한 그들의 여행 동료이자, 그들보다 2단계나 급이 높으면서 자신에게 온어를 써도 괜찮다고 말한 엘우드가 서있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밝은 웃음을 짓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성직자들은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그들은 보았다. 악마처럼 푸른 안광에 어둠 속에서 씨익 웃고 있던 모습을….
“무슨 일이시냐니까요?”
그가 재차 묻자 수도사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앞을 보았다. 그들의 앞에 있는 자는 아까의 그 악마 같은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도시에 가면 병원에라도 들러야겠어.’
“아, 엘우드 형제…으음…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엘우드라고 불린 자는 기도하는 도중에 불쑥 들어와서는 기도를 방해하더니 넋을 놓고 있다가 이제는 자신들이 왜 들어왔는지도 잊어버린 성직자들을 웃음 반, 어이없는 표정 반으로 쳐다보았다.
“기도하는 사람 기도하는 것 방해하더니 이제는 할말도 잊으셨나요?”
엘우드는 어이없다는 말투로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 기도하려고 했다.
“아! 맞다! 엘우드, 자네가 우리랑 같이 좀 가줘야겠네.”
“예?!”
엘우드는 다시 모으던 기도 손을 풀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헤이먼드 형제가 오튜놈들에게 당했다네.”
성직자들은 다급해 보였다. 엘우드는 얼른 벽에 기대어 놓았던 해머를 들더니 말했다.
“어딥니까?”

팔레인 남쪽 강 주변.
그곳에는 금이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강에서 금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길가에도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고 길가 옆에는 오튜들이 무리지어 무언가를 포위하고 있었다. 대충 20여 마리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리고 그때, 마을 쪽에서 성직자처럼 보이는 사람들 세 명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 중 맨 앞에선 자는 커다란, 어른 머리통 8개는 되어 보이는 해머를 들고 오다가 오튜들을 발견 하고는 오튜들 쪽으로 달렸다.
“늦진 않았겠지.”
오튜 중 한 마리가 뒤에서 무언가가 달려오는 낌새를 눈치 채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오튜의 머리에는 해머가 박히며 오튜의 머리를 박살내고는 그 오튜의 뒤쪽의 오튜들 중 거의 세 마리정도를 똑같이 박살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오튜들은 눈치 채지도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돌아보는 순간에 네 마리정도가 또 죽어나갔다. 그리고 오튜들은 여덟 개정도의 오튜 시체들이 머리가 박살나 있는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당황해 했다.
그들이 당황해 할 동안 또다시 다섯 마리정도가 머리가 박살나고 한 마리는 강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렇게 오튜들이 죽은 후 남은 여덟 마리의 오튜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중 네 마리가 뒤에서 달려드는 성직자들의 철로 만들어진 봉에 몸 중앙을 뚫리고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남은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성직자 한명을 촉수가 달린 발로 들어올리고는 액을 빨고 있었다. 체액을 빨리고 있는 성직자의 표정은 창백했다.
“헤이먼드 형제!”
봉을 들고 오튜들을 경계하던 성직자 중 한명이 외쳤다.
엘우드는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가서는 헤이먼드를 들고 이리 저리 흔들며 체액을 빨고 있는 오튜를 뒤에서 강하게 내리쳤다.
오랜만에 인간의 체액을 빨며 즐거움을 만끽하던 오튜는 갑자기 등에서 고통이 느껴졌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에 거대한 해머가 이마 정중앙에 꽂혔다.
“푸귀이이이이…….”
“미안하오, 하지만 자네보다는 인명이 중한지라….”
이상한 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오튜에게 엘우드가 뭐라고 중얼거리고는 곧바로 오튜의 발에서 헤이먼드를 꺼내주었다.
헤이먼드의 몸 곳곳에는 촉수들이 박혀 있었고, 박힌 촉수들에서는 헤이먼드의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는 촉수들을 대충 잡아 빼내더니 헤이먼드의 몸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대자 그의 손에서는 빛이 새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헤이먼드의 몸에서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헤이먼드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자 엘우드는 일어섰다. 남은 오튜 세 마리는 이미 다른 성직자들에게 박살이 나있었다.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갈 때쯤, 사람들은 모두 집안으로 들어가고 밖에는 단 몇 명만의 사람들이 마친 일을 정리하고 있었고, 상점주인들은 자신들의 가게 앞의 물건들을 가게 안으로 다시 옮겨 넣으며 집에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여관 주인은 여관 문에 ‘어린이출입금지’ 라고 쓰인 간판을 달고는 안으로 들어가 바에서 술들을 꺼내어서는 선반위에 정리해놓았다.
여관 2층의 5호실에는 엘우드와 성직자 세 명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상당한 동료 성직자 한명을 돌보아주고 있었다. 아까 밖에서 엘우드가 가벼운 상처 치료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헤이먼드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으음, 아무래도 내 능력 가지고는 안 되겠습니다. 어디 큰 도시 병원에라도 가야지, 안 그러면 죽을지도 모르겠는걸요.”
엘우드의 말에 다른 성직자 두 명이 수긍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일단은 모두 배고프시죠? 제가 내려가서 저녁을 갖고 오겠습니다.”
그 말을 마치고는 엘우드는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고, 그저 여관 주인이 혼자 바에서 맥주잔을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에 계단 쪽을 쳐다보았고, 그가 쳐다본 곳에는 엘우드 쿵쿵 소리를 내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맥주잔을 내려놓더니 엘우드를 향해 말했다.
“오오, 아까 그 성직자 분이시군! 그래요, 그 동료 분은 좀 어떠십니까?”
엘우드는 내려오다가 맨 아래 계단의 툭 튀어 나온 부분에 넘어질 뻔하다가 겨우 면하고는 주인이 있는 바 쪽으로 다가왔다.
“식은땀만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더군요.”
“에이, 망할 놈의 오튜들 같으니…. 그나저나 그 정도의 상처라면….”
엘우드는 메뉴를 보며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로 말했다.
“예,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듯 합니다.”
“쯧쯧….”
주인은 불상하다는 듯이 혀를 차더니 커다란 그릇받침을 꺼내었다.
“음…저녁은 했습니까?”
“아뇨, 지금 시키려고요. 으음… 이 치킨바스트는 맛있나요?”
엘우드가 메뉴 가운데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흐음… 그건 꽤 느끼한 건데….”
“…….”
엘우드는 다시 메뉴에 몰두했다. 그런 엘우드를 보고 주인은 실소했다.
“하핫, 사실 그렇게 느끼하지 않아요. 꽤 맛있다오. 그걸로 하시겠소?”
“…….”
엘우드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주인을 쳐다보았다.
“이걸로… 주세요.”

한편 엘우드 일행의 방에서는 동료들이 불평을 하고 있었다.
“흐음, 엘우드 형제는 왜 이렇게 늦는 거야?”
“곧 오겠지.”
“흐음… 제발 느끼한 건 아니었으면 좋겠건만….”
“흐음, 설마 그러겠어? 엘우드도 느끼한 건 싫어하잖아.”
그때, 문이 열림과 동시에 엘우드과 커다란 쟁반받침에 그릇4개를 들고서 들어왔다. 그리고 그가 들어오자 성직자들의 코에는 향긋한 냄새… 대신에 우유에다가 버터를 넣고 기름에 튀겨다가 크림을 발랐는지 엄청나게 느끼한, 맡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 냄새가 들어왔다.
“우욱! 이게 뭐야!”
성직자들의 반응에 엘우드는 싱긋 웃더니 그릇들은 방 가운데의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닭 가슴살구이에요. 좀 느끼해도 맥주랑 같이 마시면 맛있어요.”
“…….”
성직자들은 말이 없었다. 믿었던 엘우드가 배신한 느낌이었다. 그때, 성직자들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 쳐다보더니 식탁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들은 각자 그릇을 앞에 놓고는 엘우드를 보았다.
엘우드는 고기를 썰어서는 입에 넣고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더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맛있어~.”
“….”
“우…우리도 먹자.”
그들 중 한명이 하얀 크림소스가 흘러내리는 닭 가슴살을 잘라 입에 넣었다.
그러자 입안에서는 크림의 부드러움이 닭 가슴살의 뻑뻑함을 가려주었다. 그가 고기를 씹을 때마다 고기에서는 부드러운 맛과 닭고기 맛이 어우러져 나왔다.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정말 느끼했다.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그는 맥주의 시원한 맛이 느끼한 맛을 눌러버리는 것을 느꼈다.
“오오, 맛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행복한 식사를 만끽하고 있을 때, 뒤에서 헤이먼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이봐 들…이게 무슨 냄새야….”
제일 먼저 다 먹은 엘우드가 아무도 손대지 않은 그릇을 가지고 헤이먼드에게 다가갔다.
그는 헤이먼드를 일으켜 세워 앉을 수 있게 도와주더니 헤이먼드에게 그릇을 주고 침대 옆 창문틀위에 맥주잔을 올려놓았다.
“한번 드셔보세요. 꽤나 맛있어요.”
“…….”
식사가 끝난 후 그들은 식탁 주위에 둘러앉았다. 물론 헤이먼드는 몸이 아직 성치 않아서 침대위에 앉아 있었다. 모두들 조용한 가운데, 엘우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일 두 분은 헤이먼드씨를 데리고 다른 큰 도시로 가세요.”
“…….”
예상은 했다. 엘우드가 저렇게 말할 것을.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저 혼자서도 여행할 수 있습니다. 그냥 내일아침 마차를 타시고 가세요. 돈은 남은 돈으로도 충분 할 겁니다.”
“하…하지만 어떻게 걱정을 안 하나? 자네, 여행비는 어쩌고?”
엘우드는 그들을 향해 웃음 짓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주었다.
“전 이걸 팔아서 여행비를 마련할 수 있으니 걱정은 마세요.”
그의 손에는 반짝이며 황금빛을 발하고 있는 토파즈 몇 개가 보였고, 다른 성직자들은 놀란 표정을 짓고는 토파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자네 이거 어디서 난건가?”
“제가 성직자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어떤 분께 받은 겁니다.”
“…….”
“그러니 내일 아침, 지체하시지 말고 도시로 가시는 겁니다.”
“하…하지만 여기 근처에 도시가 있나?”
엘우드는 토파즈를 주머니에 다시 넣더니 가방에서 지도를 펼쳐서는 팔레인마을 이라고 쓰인 곳 아래쪽의 레이니스도시 라고 쓰인 곳을 가리켰다.
“팔레인마을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레이니스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분명히 치료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흐음…알겠네. 그럼 그러도록 하지.”
엘우드는 일어나서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저 혼자 여행한다고 걱정은 마십시오. 혹시 압니까? 다른 동료를 만나 여러분보다 훨씬 재미있게 여행하게 될지….”
“…….”
엘우드는 문을 열고는 나갔다.

다음 날 아침.
팔레인마을 입구에서 성직자 세 명이 마차를 타고는 떠났다.
엘우드는 그들이 떠난 후, 자신도 팔레인 마을을 떠나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물품과 장비는 마을에서 충분히 준비한 후였다.
엘우드는 현재 대륙을 여행 중이다. 성직자들은 대부분 15살이 넘으면 20세가 되기 전까지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정해진 장소에서 여행비를 지원받아 여행하며 젊은 때를 실컷 만끽하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20세가 되어 교황청 팰리아신스로 돌아가면 평생 그곳에서만 썩게 될 테니…. 가끔은 성직자들이 여행하다가 신전을 세우게 되는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성직자는 극심히 적었다. 신전 하나 짓는 데에는 보통 민가 10채지을 돈이 든다. 그것도 가장 작은 신전 축에 든다. 큰 신전 축에 들려면 보통 귀족들의 재산 가지고도 어림없다. 엘우드는 원래 동료들과 여행하다가 20세가 되면 적당한 자리에 신전을 세울 생각이었으나 지금의 엘우드는 혼자 여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힘과 지능, 그리고 재력이다. 그가 지금 소지한 보석들이면 웬만한 저택 몇 채는 살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엘우드는 여행하면서 지금까지 여행비를 지원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엘우드의 재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는 모른다. 게다가 그런 재력을 갖고 어째서 성직자가 되었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법한데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엘우드의 이러한 재력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
엘우드는 팔레인 마을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길이 끊긴 것을 보았다. 그리고 길이 끊긴 곳 옆에는 간판이 있었고 간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강 반대쪽은 메인글 초원. 달빛이 있을 때는 가지 말 것. 그리고 이 간판을 괴롭히지 마시오.’
“…….”
엘우드는 강 쪽을 쳐다보았다. 강의 이름은 머무는 강이다. 강의 물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게 지어진 것이다. 머무는 강은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강을 한번 보더니 엘우드는 메인글 초원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가 메인글 초원 쪽으로 가자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그의 옆의 나무위에서 갈대의 요정이 갈대피리를 불고 있었다. 그는 다시 메인글 초원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걷다보니 머무는 강 주변에서 무성히 나있던 갈대밭이 끝나고 길게 자란 풀들이 무성한 초원이 나왔다.
그는 넓게 펼쳐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모험심이었다. 그의 마음은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고래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요정의 피리소리에 맞추어 콧노래를 부르며 메인글 초원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헤이먼드와 호레이쇼, 그리고 자샤문은 엘우드의 말대로 레이니스도시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엘우드를 혼자 보낸 게 너무 미안하고 걱정스러워서 마차 안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그저 골똘히 무언가 생각만 할뿐….
그때, 갑자기 마차가 멈추었다.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의자에 기대어 자고 있던 호레이쇼는 마차 안에서 뒹굴었다. 마차가 멈춘 후, 그는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밖으로 나가보았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커다란 곰을….
마부는 곰의 입에 물려져 있었다. 머리가 없는 채로 부르르 떨며….
“…….”
그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는 봉을 꺼냈다. 하지만 곰이 더 빨랐다. 곰은 호레이쇼를 보자마자 앞발로 호레이쇼를 쳐내었다. 호레이쇼는 거의 5미터를 날아가더니 쓰러져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크윽!”
“우워어어어엉!”
곰이 큰 소리로 포효했다.
자샤문이 그 소리를 듣고는 봉을 들고 마차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는 곰을 보더니 넋을 잃었다. 곰이 큰 소리를 내며 자샤문을 내려치려 했다. 그 순간 곰의 다리에 칼이 박혔다. 그리고는 한 사람의 형체가 곰에게 달려들어 거대한 봉으로 곰의 머리를 찍었다.
“크으워….”
곰이 즉사했다.
“…….”
“괜찮나요?”
아무 말 없이 싸움을 지켜보던 자샤문이 넋을 잃고 있다가 자신에게 물어온 사람에게 질문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누…누구십니까?!”
“저요?”
“…….”
“겁내지 마세요. 그냥 여행하는 현상금 사냥꾼입니다. 성직자처럼 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성직자 일행을 도와준 자의 목소리는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가 자샤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호레이쇼를 한번 보더니 다시 자샤문에게 눈을 돌렸다.
“일행분이 많이 다치신 것 같군요. 마을로 함께 가시죠. 마부도 죽었으니 제가 다른 마차를 잡아드리죠.”
“저…혹시 검사이십니까?”
자신의 말은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전혀 다른 말을 하는 자샤문에게 그 남자는 그만의 특이한 미소를 지었다.
“현상금 사냥꾼이라고 말씀드렸는데…못 들으셨군요.”
“…….”
“현재는 고용되어있는 상태이죠.”
“…….”
“성직자 분이시니 잘 알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하나 꺼내어 피더니 자샤문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종이에 그려진 사람은 자샤문과 호레이쇼, 그리고 헤이먼드에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름은 엘우드이고 악신을 믿는 자라더군요. 지금 그는 500,000셀린이 현상금으로 걸려 있습니다. 모르십니까?”
자샤문은 말없이 그림만 계속 쳐다보았다. 그는 속으로 계속 외쳤다.
‘믿…믿을 수 없어!’
사내는 종이를 다시 구겨서 주머니에 넣더니 중얼 거렸다.
“역시…교황청은 그를 숨겨 주려는 건가?”
사내는 그렇게 말하더니 성직자들을 내버려두고는 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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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2편도 봐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