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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세이버리온(SAVER-LION). 구원의 사자. 언제부터인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괴생물체,
통칭 몬스터(Monster), 정식명칭 마나 트러블(Mana-Trouble)의 처리를 전담하는 UN군 산하
특무 기관. 그리고 이 특무기관의 총괄 책임자, 정미경. 28세라는 약관의 나이에 다른 사람들은
생각도 못할 높은 지위에 앉아 있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족스러운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녀의 얼굴은 밝지만은 않았다.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어제 발생한 지진에 관해선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채...
“하아...”

수상 공원 안에 위치한 의무시설에서 뉴스를 보고 있던 미경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올해 초 개장할 예정이었던 서울시 외곽의 수상공원 아쿠아 랜드는
이번 지진으로 공사 중이던 일부 시설이 붕괴되어 불가피하게 개장을 연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오후 한명의 소녀를 중심으로 발생한 괴현상. 여러 가지로 압력을 넣어둔 덕에 언론에서는
원인 불명의 지진이라는 속편한 이유로 일관하고 있었지만 실상이 어떠한지는 물론 그 괴현상이
어떠한 것인지도 모두 알고 있는 미경으로서는 그리 간단한 사정이 되지 못했다.
높은 지위만큼이나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따르니 당연한 일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의 벽에
몸을 기댄 미경은 몇 가지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해보았다. 첫 번째는,

“각성...”

어제부터 여러 번 언급되고 있는 단어였다. 자각, 해방, 깨달음, 운명, 시작.
그 단어에 내포된 여러 가지 의미를 떠올리며 미경은 다음 단어로 넘어갔다.

“세이버(Saver) 5호, 아쿠에우스(Aqueous)."

정식명칭 세이버 5호기 아쿠에우스, 통칭 아쿠아.
어제 괴현상이 벌어지면서 호수에서 솟구쳐 오른, 세이버리온에서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거대 로봇의
이름이었다. 공사 현장이나 군 시설에서 여러 가지 작업에 대형 로봇이 사용되는 것은 이미 흔해진
시대였지만 이 푸른 거대 로봇은 그런 일반적인 기계덩어리와는 그 크기와 생김새부터 시작하여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세이버 시리즈의 개발자인 미경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푸른색과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아쿠아가 상징하는 것은 물. 그 문제의 소녀가 일으킨 괴현상
역시 마찬가지로 물과 연관된 것. 벽에서 등을 떼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던 미경은 끝으로 두 가지
단어를 더 입에 담았다.

“마법. 정령기사.”

뭔가 장난스러운 엉뚱한 단어였다. 하지만 미경의 표정은 진지했다.
스트레칭을 마친 미경은 병실 안쪽에 놓인 침상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침상 위에는 한명의
소녀가 곤히 잠들어있었다. 바로 어제 벌어진 일련의 사태의 주인공, 류시현.

“후...”

침상 앞에 다가 선 미경은 시현을 내려다보며 습관적으로 안경을 고쳐 썼다.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시현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뭔가 골려주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것을 억제하며
미경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음. 이제 그만...”

길고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었다. TV 소리만이 조용한 병실을 울리는 가운데 미경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일어나지 그래.”

미경의 주먹이 시현의 머리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내려박히고 있었다.



-분세전기 세이버리온(分世戰記 SAVERLION)-
* 2화 - 시작, 한계를 뛰어넘어



"아야!"

갑자기 찾아온 이마를 찌르는 고통에 시현은 작은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눈을 떴다.

"아야야... 아얏!"

그리고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이번엔 코끝을 덮치는 찡한 고통.

"으으..."

눈물이 찔끔 나오는 탓에 다시 눈을 질끈 감고 코끝을 어루만지고 있자니 왁자지껄한 주변의 소음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깨라 깨. 너 요즘 부쩍 잠이 많아 졌다?"
"맞아. 이틀 전에도 버스 안에서 졸다 굴렀다며. 그런데도 또 버스 안에서 조는 거야?"

학교 친구인 소연과 미진이었다. 꿀밤을 날린 오른 주먹을 자랑스럽게 흔들고 있는 소녀가 미소연,
그 옆에서 얌전한 척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있는 소녀가 이미진. 적신호를 받아 횡단보도 앞에서
버스가 잠시 정차하는 가운데 두 사람을 노려보는 시현의 얼굴 위로 가볍게 불만어린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우... 그렇다고 잘 자고 있는 사람 이마에 꿀밤을 날리냐. 안 그래도 아직 혹도 다 안 가라앉았는데.”
“어쭈? 아직 입은 살아있다 이거지~.”

그리고 돌아오는 건 볼 잡아 늘리기.

“우게~~.”
“아, 시현이 얼굴 왠지 찐빵처럼 됐다.”

괜히 반항했다 소연에게 양 볼을 꼬집힌 시현의 팔이 허공을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천하 태평한 여고생
3명이 제대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은 버스가 다시 속도를 올릴 무렵,

“거기 왈가닥 세 명! 손잡이 안 잡으면 넘어진다!!”

보다 지친 버스 운전기사가 손잡이나 꽉 잡으라고 호통을 치고 나서였다.
*
“요즘 부쩍 피곤해 보이는 데 무슨 일 있어?”
“어... 응?”

호통을 들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으르렁대고 있는 소연과 시현을 떼어 놓으며 던져온 미진의 질문은
어쩐지 별것 아닌 내용이었지만 시현에게 있어선 의외로 정곡을 찌르는 부분이었다.
무슨 일이라고 한다면 요 며칠 사이에 제법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꿈속에 나타났던 정체불명의
여자와 실제로 대면했다거나 주변을 온통 물이 휘감는 가운데 허공으로 떠오르는 비현실적인 경험을
했다거나, 푸른색의 거대 로봇을 보았다거나. 그리고 그 직후 듣게 된 그 모든 걸 아우르는 사실에 대한
해명까지.

“아니 별 일 없어. 그냥 피곤해서... 하하.”

하지만, 당연히 소연과 미진, 두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시현으로서는 대충
얼버무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뿐이었다.

“흐응~ 어제도 하루 종일 연락 없더니. 너 혹시 애인이라도 생긴 거 아냐?”
“그럴 리가~. 애인 얘기라면 소연이잖아.”
“우, 우진이하고는 그냥 친구라니까!”

물론 눈앞의 두 사람은 평범한 여고생이니만큼 그녀가 무엇을 숨기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조금이라도
짐작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화제를 돌리는 것 역시 쉬운 일이었다. 가볍게 놀려 줬더니 단번에 붉게
달아오르는 소연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여고생 3명의 왁자지껄한 수다가 지나가고,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
“어, 여기서 내려? 소연이 너네 집 아직 멀었잖아.”
“오늘 야자 안했으니까. 소연이는 우진이가 있잖아. 난 들러리로.”
“무,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미진!”
“아아... 그렇구나. 소연아, 데이트 화이팅!”
“우, 아, 으...”
“시현이 넌 오늘부터 알바라고 했지? 수고해~”

확실히 여고생다운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이 먼저 내려버려서 어쩐지 쓸쓸한 기분까지 느낄 무렵이
되어서야 시현은 개인적인 생각에 몰두할 수 있었다. 아까 미진이 물어왔을 때 대답할 수 없었던 것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시현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것은 문제의 사건이 있은 직후,
그러니까 어제, 단순히 아쿠아 랜드의 총책임자를 맡은 능력 좋은 젊은 여성이라고 믿었던 미경이
털어놓은 사실들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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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았습니다아아아? 흐음...

아, 덤으로 주인공의 친구라는 미소연, 이미진과 소연의 애인이라는 우진이라는 녀석은 제 단편 '스크래치'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의 오마쥬. 이름과 생김새는 같지만 설정 상에서 묘하게 차이가 있지요. 원작에서는 고2 초에 처음 만났던 소연, 우진이 벌써부터 사귀고 있는 관계라거나... 아무튼 이런게 작가의 재미입니다. 피식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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