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내일이 수능이죠...-_-
오늘은 저에게 있었던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때는 약 2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동생은 저의 계정을 빌려 '메이플스토리'라는 삼류 게임을 하고 있었고, 제 동생의 친구와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본주인인 제가 자리에 앉았죠. 그 뒤,
'반말하지마라. 나 형이다.'
'지랄 ㅋㅋ'
'맞다니까-_-'
'쑈하네 ㅋㅋ'
'전에도 이렇게 굴다가 당했지? 전에는 동생이 말려서 놔뒀는데 이번엔 안그런다 -_-'
'즐~'
'맞짱 뜰까?"
"그래 뜨자 ㅋㅋㅋ'
'전화 할테니까 받아라. 안받으면 쳐들어간다.'
(전화를 건다. 그 뒤 돌아왔더니..)
'쳐들어 와바 ㅋㅋ'
진짜로 쳐들어갔습니다. 두 번째였거든요. 그때와 상황이 거의 똑같았는데, 그떄는 쳐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있었습니다. 그떄 많이 당하지 않아서인지, 없는 척 하고 개기더군요. 처음에는 적당히 타이르려 했지만 화가 났습니다. 홧김에,
'안 나오면 패버린다! 나오면 안 때릴테니까 얘기나 조금 하자."
(세 번정도 반복한다.)
그리고 화가 나서 대문을 한번 주먹으로 후려친(정권~) 것 뿐이었습니다.
웬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등장해서, 골목쪽으로 좀 더 깊숙히 데려가서는,
'너네 어디 사냐?"
여기서 저는 무언가를 직감했고, 이윽고..
(손가락으로 대충 가리키며)'저~기요'
'어디냐니까?'
(똑같이)'저기요'
그러더니 창문에 서서 다시 한 번 불러보라더군요. 역시나 잠잠...
그 이후 무언가를 계속 느끼고 있던 저는 재빨리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듣기 좋게요. 아저씨 왈.
'어떤 아저씨가 골목쪽을 지나가다가 말하던데 니가 소리 막 지르고 패 죽여버린다고 하고 그랬다던데?'
그떄 그 아저씨의 눈빛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양아치 혹은 깡패로 보는 눈이었습니다. 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로 손을 움켜쥐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어른에게 관대한 세계... 분을 삭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그러니까... (이러쿵 저러쿵 듣기 좋게.. 표정도 웃는 낯으로 조리있게 설명하였음.)'
그런데.. 말하는 도중에 말허리를 자르더군요.
'쉿!'
그러면서 제 잘못을 속속들이 어거지로 짚어가며 자신의 '정의'를 과시했습니다. 마치 한 편의 장편소설을 보는 듯 했습니다. 어떻게 '안나오면 때리고, 나오면 가볍게 이야기만 하자~'가 '너 패 죽여버린다'로 비약되고, 대문 한 번 친게 난동을 부린 게 되었습니까?
그러면서 어서 가라더군요. 마지못해 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덧붙였죠. 물론 혼잣말로.. 들으란 듯이;;
'괜히 누명만 썼잖아.. 쳇..'
그러자 아저씨 왈..
'뛰어가!'
무시..
'어서 뛰어가!'
먼산...
'빨리 안 뛰어가?!'
나이도 얼마 안 처먹은게 나이 좀 먹었다고 권위주의적으로 노는 게 불쌍해서 좀 빨리 걸어줬습니다. 물론 이후에 있을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모퉁이를 두어 번 돌았습니다.
...정말.. 같은 나이었다면 눈알을 뽑고 영혼을 소울 엣지의 밥으로 줘버렸을겁니다. 큰 창자를 빼내어 목도리로 하고 작은 창자를 줄넘기 삼아 뛰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소울 엣지가 있고, 그에게 후회의 말과 살려달라 애원하는 말이 나오게 할 수 있다면 소울 엣지를 들기라도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이게 제가 '정의'와 '빛', '선역'들을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자신들만의 정의에 빠져 남의 말은 어리다고, 자신들과 틀리다고 전혀 듣지 않는 웃기는 족속들. 낡은 골동품같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무지몽매하고 멍청한 자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