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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도덕책에서나 있을법한 일.

2005.10.18 06:47

조회 수:531

쉽게 말해서, '도덕교과서에서나 있을법한 일'을 당했습니다.

사건은 학교 수업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기서 저는, '내가 아는 연예인이 없다. 이름만을 들어보았을 뿐, 얼굴은 전혀 모른다.'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그 대답을 하도록 만든 아이가 말했습니다.
'구라 까지 마.'
라구요.

그러면서 그 아이의 옆에 있던 아이가 다른 이에게 알리려는 듯, 큰 소리로 말합니다.
"텔레비젼을 본다면 모를 리가 없는데!"
그러자 다른 아이가 말합니다.
"저거 썡구라라니까!"

등등등…

갑자기 대통령 얼굴은 아냐고 묻습니다.
신문이나 뉴스등으로 몇번 보긴 했지만, 구분할 수는 없기에(본인 기준으로 정치인들은 생긴게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난리입니다.

임요환은 아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난 그가 프로게이머라는 것을 알기에 '게이머잖아.'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오!' 라는 탄성을 지르더니, 곧이어 재차 물어봅니다.
'저그가 뭔지는 아냐?'
'스타정도는 해 봤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잠시간 침묵.

또 갑자기 다른 아이가 말합니다.
'인터넷이라도 하면 모를 리가 없는데.'
어쩌자는 걸까요.
나보고 인터넷에서 네이버를 통해 연예인들 자료나 파고 있으란 말이었을까요?

H.O.T라던가, 동방신기라던가… 내가 알 바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들은 말합니다. 내가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착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거짓말을 해댄다고.
이걸로 거짓말 해서 뭐가 남는다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러자 뭔가 켕기는 것이 있었는지, 본인의 치아 상태를 걸고 넘어집니다.
이틀간 안 닦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만, 그 아이는 덧붙입니다.
'또 하루라고 해라? 응? 얼마나 안 닦았어?'
'이틀이거든.'
나의 대답을 듣고는, 다른 아이들에게 광고하듯이 말합니다.
'저거 하루이틀 안 닦아서 생기는 냄새가 아니야.'
그리고 덧붙입니다.
'제발 말할때 입좀 가리고 말해줄래?'
이제 끝났나 싶더니 계속 쏟아부어댑니다.
'아니다, 그냥 코로 숨 쉬어라. 말도 하지 말고.'
'코로 숨 쉬었어.'
내가 입을 열자 마자, 그 아이는 자신의 코를 막으며 말합니다. '완전 똥이다.'라고.
뭐, 청결하지 못한 본인의 불찰이니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만.

어쨌건, 순식간에 대화의 주제가 청결문제로 바뀌더라는 겁니다.






남을 깎아내려서만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마는,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집단 소외.'
그렇다고, 굳이 그 무리에 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이들은 절대 믿지 않는군요.
뭐, 의심할 놈은 무어라고 해도 의심하니까 안타까운 마음따윈 없지만서도.

도덕책에서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몸소 겪어본 알찬 하루였습니다.

※덤 : 내일이 참 걱정이네요. 또 뭐라고 난리를 쳐댈지.
   하교하면서 굴러오는 공을 가볍게 차서 보내주었는데, 뒤에서 또 빈정댑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