딧슈님께서 올리신 심리테스트의 결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이미 공황상태에 더해진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습니다.
저 테스트, 저도 쳐보고 그 내용에 분개하여 댓글로 몇 자 적었다가 '내가 지금 약먹고 무슨짓을 하나-_-'라는 생각에 지웠는데 다시 적어봅니다.
본론에 앞서 심심풀이(겠죠?-_-;)로 올린 이런 테스트에 왜 "분개"씩이나 하였는가...
개인적으로 심리학이란 학문을 사랑(...수학의 확률이나 화학보다는 좋아하지만-_- 1000원 정도만큼은 사랑하지 않습니다. 이정도면 어느정도의 사랑인지 이해하실라나, 쩝.)하며 인생이 논문으로 차고 넘치는 사람으로써 저런 허접한 테스트가 정확하다는걸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_-

만일 고대심리학과에서 배포한 이 테스트의 정확도가 정말 믿을만 하다면
이건 전세계적으로 획기적인 발명입니다-_-

기본적으로, 아래 설문조사의 질문 형식에 심각한 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를 들자면, 문제 5번이었던가요, "이런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일들은 술이나 뭐를 했을때만 일어난다."
그렇다면, 설문자는 이미 참가자(라고 하나-_-)가 술이나 뭐를 한다는 전제하에 이 질문을 한걸까요 아니면 그렇다고 믿는지를 묻는걸까요? 설령 술이나 마약따위를 해도 저런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다거나 평소에도 일어난다면 그 구분은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것들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사소한 (하지만 중요한!) 질문 형식의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더 큰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대략 문제의 성격을 보아하니 DSM에 있는 메이저급 범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정신병은 싸그리 모아서 테스트에 담았는데 문제는 이정도로 짧은 테스트로는 정말 복잡하고 진단하기 어려운 병들을 한큐에 뚫어 볼 수 없다는거죠. 가장 보편적인 예로, 우울증검사에 쓰이는 BDI만해도 수십개의 질문이 몇 분야에 걸쳐서 나오는데 이 미니테스트는 많아야 10개 올렸다고 사료됩니다. 그것도 그냥 예스/노 형태로. 거두절미해서...
만약 저 테스트가 정말 정확해서 여기있는 많은 분들이 병원에 가봐야 할 상황이라면, 그걸 증명 해 보일 수 있어야겠지요?
그러려면 고대 심리학과는,
1. IRB에서 저 미니테스트의 정확성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허가를 받아서
2. 적어도 몇천명의 사람들에게 저 테스트를 여러지역, 연령권등등에 따라 배포하여 그 결과를 모아놓고 (물론 개인마다 고유의 아이디遮彭?번호로 결과를 링크시켜서 수집해야겠지요)
3. 저 미니테스테에서 측정한 각각의 심리질환을 전문적이고 전세계적 학계에서 인정받은 고유의 테스트 결과를 모든 참여자에게서 다시 그 결과를 수집 한 뒤,
4. 과연 고대가 제시한 미니테스트와 이미 정확성을 인정받은 체계적인 (대부분 상당히 긴...질병마다 한 20-30분정도 걸리겠군요) 테스트와 비교하여 과연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알아봐야겠지요. 물론 결과 분석은 지역별, 연령별, 언제 테스트를 쳤는지 (실제로 겨울에만 일어나는 우울증이라던가 햇볕 노출정도에 따른 우울증도 있고, 사람은 밤에 좀 더 센티멘탈(?-_-)해진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고, 만월일때 살인빈도가 더 높다는 통계따위도 있습니다. 언제 무엇을 했느냐는 중요하죠) 뭐 이런 저런 것들에 의거하여 그런 세세한 세부화에 관계없이 미니테스트의 정확성이 높다는걸 증명 해야겠지요. 하지만
5. 다른사람들이 위와같은 연구를 되풀이 했을때 같은(아니면 근사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신빙성은 떨어지죠.
이 모든 과정을 걸쳐 모든 사항을 만족시켰을때,
그러면 비로소 이 정확성을 인정받을지도-_- (헉헉;;;)

긴 글 죄송-_-; 허나 논문이나 연구 뭐 이런거 해 보신분들은 이 치가 떨리는 과정이라던가 세부사항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솔직히 저 미니 테스트 참 맘에 안들었던게
누구나 어느 정도의 심적 부담이라던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데
저딴식의 극단적인 케이스만 올려놓고 극단적이고 비약이 심한 질문들로 테스트 치는 사람을 우롱하려든게 정말 싫었습니다-_- 거기다 버젓이 병원 링크따위도 걸어놓고.
저정도의 질문이면 항간에 떠도는 싸구려 연애심리테스트보단 과학적인 (...) 근거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말도 안되는 비약과 단순화는 그냥 우롱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네요.
저런게 떠도니까 심리학이 욕을 먹고 등안시되는거죠-_-
아무튼.
지금도 이 글 지울까 말까 고민인데 써놓은게 아까워서라도 일단은 올립니다 (...)
개인적인 의견이니 그냥 어디까지나 의견으로 받아주세요.
태클은 무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