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님이 수행을 쌓기 위해

길을 가고 있었는데,

여느 이야기가 그렇듯,

숲에서 밤동안 해메다가

민가를 발견해 하룻밤 쉬어가려

했다고 한다.

한 중년 부부와 갓난 여아(女兒)가

살고 있었다.

주인 내외는 정직하고

딸은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

그 가족은 모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스님은 후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자신은 줄 것이 없고,

받은 은혜는 하늘과도 같으니,

글을 모르는 그들을 대신해

딸의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름을 정해주는데,

길할 길(吉) 자와 인연 연(緣) 자를 사용하여

'길한 인연'이란 뜻의 '길연' 이란 이름을 만들어주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그 스님이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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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딸의 성은 '주'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