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게시판
  • 유머 게시판
  • 질문/답변 게시판
  • 정보/강좌 게시판
  • 소설 게시판
  • My Games Top 10

자유 게시판

세계 6대 살인마 -라스푸틴

2005.08.11 22:38

nirvana 조회 수:3685



라스푸틴 (1872? ~ 1916.12.30)



1905년의 어느 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이그나티예프(Ignatiev) 백작부인의 살롱

에는 유난히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정치가들, 사교계의 여성들, 궁궐대신들을 비롯

해 모두들 일찍부터 나와 그리고리 에피모비치 라스푸틴(Grigori Efimovich Rasputin)

이라는 시베리아 출신의 유명한 수도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마흔한 살이었던 그

는 러시아 전역에서 치유사이자 성자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하지만 라스푸틴이

도착하자, 사람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의 얼굴은 못생긴 데다가 머릿결은 푸석

푸석했으며 체구도 깡말라 볼품없어 보였다. 모인 사람들은 모두 괜히 왔다는 실망감

에 젖어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라스푸틴이 다가와 큼지막한 손을 내밀며 한 사람

씩 악수를 했다. 악수를 하면서 그는 그들의 눈을 깊이 응시했다. 처음에는 약간 불안

정한 표정으로 사람들의 위아래를 살피며 마치 그들을 탐색하고 판단하는 것처럼 보였

다. 하지만 곧 표정이 변하더니 그의 얼굴에서 친절함과 따뜻함이 배어나왔다. 그는

약간 과장된 듯한 태도로 그곳에 있는 몇 명의 여인들을 포옹하기까지 했다. 갑작스러

운 그의 태도 변화에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실망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던 살롱은 즉시 흥분의 도가니로 바뀌

었다. 라스푸틴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깊이가 있었다. 그의 언어는 투박했지만 심오한

영적 진리를 담고 있었다. 그는 아주 단순한 말로 깊이 있는 진리를 설파했다. 모인

사람들은 이내 촌스러운 모습을 지닌 그에게 편안함을 느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갑

자기 돌변하더니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당신들을 알고 있소. 나는 당신들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지. 당신들은 너무

나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종자들이오, ... 당신들이 걸치고 있는 이 좋은 옷들과 저기

저 장식품들은 해롭기만 할 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소,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는 법

을 배우시오. 지금보다 더욱더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하오. 그래야 비로소 하느님이 당

신들을 가까이 하실 것이오."

라스푸틴의 얼굴에는 영감이 가득 넘쳐 흘렀고,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앞서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그가 화를 내는 모습은 마치

예수가 성전에서 환전상을 내쫓을 때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라스푸틴은 다시 고요하

고 상냥한 표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청중은 이미 그에게서 뭔가 신비한 느낌을 받은

뒤였다.
다음날부터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살롱들을 돌아다니며 모인 사람들에게 민요를 부

르게 하고, 그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의 춤은 낯설었지만 어딘가 자

유로운 혼이 담겨 있는 듯 했다. 그는 춤을 추면서 청중 가운데 가장 매력 있는 여인

들의 주위를 돌며 함께 춤을 추자는 눈빛을 보냈다. 그의 춤에는 차츰 관능적인 분위

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상대가 자신에게 빠져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그들의 귀

에 대고 은근한 말을 속삭였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화를 내는 것 같지는 않았

다.

그 뒤로 여러 달 동안 라스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렀다. 그는 그들에게 영적

인 문제를 가르치다가 갑자기 돌변해 저속한 음담패설을 늘어놓았다. 그는 죄를 짓지

않으면 어떻게 회개할 수 있는가, 구원은 오직 타락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식의 궤

변을 늘어놓으며 자신을 정당화하곤 했다. 라스푸틴의 마력은 니콜라이 황제와 그의

아내인 알렉산드라에게까지 미쳤다. 생명이 위태로운 황제의 아들을 치유해준 일로 황

제 부부의 신임을 한몸에 받게 된 그는 곧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었

다.(알렉세이 황태자는 혈우병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황제 부부의 신임을 얻게 된 라스푸틴은 그 비호 아래 러시아의 내정과 외교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 했다. 특히 황후인 알렉산드라에 대한 라스푸틴의 영향력은 절대적

인 것으로 황후는 라스푸틴의 말이라면 절대적으로 신봉했다. 독일 공주 출신이었던

알렉산드라는 라스푸틴의 말에 따라 친독파 귀족들을 주위에 두었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러시아와 독일이 적국이 되자 몇몇 정치인은 황제에게 라스푸

틴을 버릴 것을 충고했으나 그들은 황후의 미움만을 샀을 뿐 라스푸틴의 권력은 건재

했다.

마침내 유스포프 후작과 푸리슈케비치를 비롯한 귀족들은 요승 라스푸틴을 직접 제거

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1916년 12월30일. 라스푸틴을 초대한 그들은 라

스푸틴에게 독이 든 케이크와 포도주를 먹여 독살하려 했다. 라스푸틴은 그들의 예상

대로 독이 든 케이크와 포도주를 먹었으나 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