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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공성전이란..이런것이다

2004.07.26 23:18

자칭위드홍보맨 조회 수:1165

지난 4월 25일에는 '아시아 챔피언쉽 위드 게임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모 게임대회라고 하니깐 엄청나게 대단한 무언가가 이루어진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얼
핏 들긴 하는데, 사실 그리 거창한 건 아니었고 조그마하게 온라인을 통해서 위드의
공성전이 벌어진 것. 다만 한국, 대만, 중국 이렇게 3개국 유저들의 자존심을 건 결전
이었다는 게 독특하다면 좀 독특할까?


사실 일요일에 열린 대회라 필자도 움직이기가 정말 싫었지만... 무엇보다도 엄청나
게 집에서 멀었다는 점에서... 그러나 회원들이 원한다는 데야...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상황에서 필자는 어기적거리며 따스한 햇살을 뒤로 한채 왠지 칙칙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칙칙한(ㅡ.ㅡ;;) 분위기의 PC방, 그리고 웬지 허전해 보이는 내부
공간.

"이런, 이거 혹시 대회가 무산된 거 아냐? ㅡ.ㅡ;;"

하지만 정면에 보이는 '위드 아시아 챔피언쉽'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힌 플래카드를
보면 하긴 하는 거 같은데... 문득 시간을 보니 어느덧 오후 3시... 시합이 3시부터
시작된다고 하니 분명 떠들썩해야 정상이건만...


뜻밖의 상황에 당혹스러웠던 필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하지만 다행히도 PC방 알
바로 보이는 분이 접근. "어떻게 오셨나여?" 그 PC방 아르바이트생의 도움으로 필자
는 다행히 행사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 대부분 참석자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하고, 여기 오시게 되는 분들은 집에
서나 근처에서 위드에 접속 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 이곳에서 하시라고 장소를 마
련한 거지 여기가 대회장은 아니거든요" 행사를 담당하시는 분은 편안한 웃음으로 필
자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게다가 대회는 오후 4시부터라니...ㅡ.ㅡ;;

여하튼 필자는 그동안 자세히 몰랐던 위드의 이모저모를 물어보기도 하고 설명도 들으
면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어느 정도가 지나자 몇명의 위드 공성전 참가 유저들이
입장하고 경기를 위한 작전 구상이 시작되었다.

재미있었던 건 대회에 참석하는 유저들의 복장이 모두 황금색이었다는 점이었다.

"아니 왜 모두들 금색의 복장을 하고 있죠?"

"사실 개발진들이 금색을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하하 고렙의 무기는 모두 금색이
되어 버렸더군요. ㅡ.ㅡ;;"


앗, 그런데 한쪽에 요상한 화면이 보였다. 창모드로 위드가 보이고 그 하단에 이상한
템플릿이... 알고 봤더니 운영자 화면이란다. 바로 이곳에서 유저 소환, 블럭 등이 이
루어진다는데... 마침 그 화면을 통해 작전을 구상중인 국내 유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차전은 한국vs대만. 전체적으로 한국이 유리하다고 판단, 공격의 입장을 취
하게 된 경기였다.


전력적으로는 한국군(?)이 유리하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숫자에서는 대만보다 적은 70
명. 원래 100명이 참가하는 전쟁이었지만 아쉽게도 한국군은 30명 정도가 결원이 된
상태에서 전쟁을 수행해야만 했다. 성문 밖 방어진지가 구축된 곳에서 한국군들의 군
마들은 연신 투레질을 하였고 한국 유저들은 기술을 사용하면서, 혹은 고함을 지르면
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 연합길드 총 사령관은 '월영객' 이라는 닉네임을 쓰
는, 위드에서는 전설적인 사나이(?) 였고 작전 참모는 '전진'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
시는 분이었다.

일단 한국 군대는 각 팀별 혹은 길드별로 적당히 병과를 나누어 부대를 형성하였고
각 군대장들은 작전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일단 성은 방어지역이 크게 3군데로 분류
가 되는데 1차 관문은 별 의미가 없기에 방어를 포기하는 편이라고 한다. 2차 관문과
계단 마지막으로 제단이 방어벽인데... 한국군 진영은 이번 전투에 '성동격서'의 전술
을 쓰기로 했다. 즉 한쪽에서 전투를 벌이면서 유인을 하고 그 반대쪽에 주력을 보내
적을 궤멸시키는, 뭐 그런 전술.

2개 부대로 이루어진 1군단과 8개 부대로 이루어진 2군단. 1군단은 최대한 넓게 정문
으로 돌진하고 나머지 주력인 2군단이 성벽 동쪽으로 빙 돌아 직접 공격을 하는 고도
의 전술을 구상한 것. 마음에 맞는, 그리고 어느 정도 레벨이 균형을 이루게 각 병력
들은 정렬하였고 고함과 기술 남발로 기세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맨 앞에는 한국군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월영객이 병력을 정돈시켰고 멀찌감치 전체 병력을 지휘할 수 있
는 곳에는 전진 유저가 자리를 잡았다.


"푸르릉..." 말의 울음소리. 그리고 갑옷에서 나는 육중한 쇳소리... 그리고 드디어
전쟁 개시 신호가 들렸다.

"두.두두두두..." 힘찬 말발굽 소리를 내며 두 군데로 나뉘어진 병력이 물밀듯이 성벽
으로 치달렸다. 우선 미끼 역할을 하기로 한 부대는 힘차게 적의 주력으로 보이는 방
어선에 부딪혀 갔다. 그리고 주력 부대는 성의 왼쪽을 돌아 거침없는 질주를 해댔다.
일단 화면으로 보기에 한국군 전략대로 전쟁이 진행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적의 본성으로 돌진하는 8개 군단. 앗, 그런데 아뿔싸. .대만군도 미
리 2차 관문에 대부분의 병력을 배치해 놓은 채 한국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대군에 한국군은 순간 술렁거렸지만 이때 장렬히 앞으로 돌진하는
월영객, 그리고 "전부 침착하세요! 그리고 각 길드의 1진 분들은 정면을, 법사 분들
과 헌터 분들은 비마들은 내버려 두시고 뒷쪽에 있는 대만군의 헌터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세요. 그리고 1진 몇 분들과 2진 분들은 빠르게 대만군 리스폰 되는 지역을 장
악해 주세요!"


전진 유저의 침착한 지휘와 월영객의 용맹한 전투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행히 어느 정
도 작전이 먹혀 들어가는듯 했다. 그리고 드디어!! 2관문이 뚫리고 한국 군대는 대만
군의 총사령관이 있는 제단까지 밀어 붙였다. 어느 정도 대만군의 저항이 있었지만 이
미 리스폰 지역(리스폰이란 전투 중 사망한 유저가 다시 되돌아 오는 포탈과도 같은
지역을 의미합니다)을 장악한 한국군에 의해 하나 둘 각개격파 당해버린 대만군은 큰
저항 한번 못한 채 제단을 내주어야만 했다. 이리하여 대만vs한국전은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군은 휴식 시간을 갖고 대만과 중국이 전쟁을 벌였는데... 자세한 부분까지 모두
살펴 보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서로 앙숙 관계라 그런지 정말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결국 인해전술을 앞세운 중국의 '무대뽀 전략'에는 대만도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 전쟁, 한국과 중국의 일전.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장은 묘한 비장
감으로 터질 것만 같았다. 전략적으로 우수한 중국군. 하지만 위드 종주국이라는 자부
심을 지니고 있는 한국군이 붙은 것. 일단 전력적으로 약세인 한국군이 수성의 위치
에 있었다.

운영자님의 도움으로 한국군 진영과 중국군 진영 모두 살펴볼 수 있었는데, 연이은 승
리 때문일까? 왠지 중국군은 전체적인 기강이 헤이해져있다는 느낌을 물씬 받았다. 반
면에 한국군은 치밀한 전략과 방어 라인을 구축, 철저하게 수성을 준비하기 시작했
다.

"자, 기사 분은 모두 전방 방어진에 위치 하시고~ 중간 중간 법사분들 치료를 위해 배
치해 주세요. 그리고 중간 중간에 들어오는 비마 군대는 무시하시고 적군의 헌터들을
먼저 공략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전투 개시! 물밀듯이 진군해오는 중국군... 그런데, 막상 중국군은 안
보이고 대규모의 비마와 소환수들만이 전진해왔다.

"앗, 예상했던대로 중국군은 비마를 이용한 인해전술을 쓰는군요. 1명 헌터당 7 정도
의 소환수를 부릴 수 있으니 벌써 화면에 40여 마리의 비마와 반대로 6명밖에 안보이
는 헌터만 있네요"


이벤트를 담당하시는 분의 (분노에 찬)일갈과 함께 전장은 이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
다. 중국군이 얼마 안되는 병력으로 충분히 1차 관문을 뚫는 사이 대규모 병력은 제2
관문으로 질주, 역시 화면은 오직 비마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

갑작스런 중앙 돌파에 의해 한국군은 두 동강이 나버리고 본진에서 떨어져 있던 1차
방어진은 포위당한 채 하나둘 비마들에 의해 소멸당했다. 그리고 연이은 2차 관문 공
략전, 그리고 2차 관문 파괴... 서서히 본진으로 밀려 드는 중국군... 그보다 많은 수
의 비마 군대들... 그렇게 본진까지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후미를 공격
하는 한국군 기사단! 그 필두에는 뜻박에 전진이 있었다.

그렇다, 2차 관문이 뚫리는 동안 아군 병력이 괴멸당한 채 왜 리스폰 되어서 안오는
가 했더니 참을 때까지 참으면서 산개된 병력을 모아 한꺼번에 2차 관문으로 들이친
것이었다.

상당히 놀라운 전술을 보이는 전진 유저(분명 삼국지 매니아일 것이다. 틀림없다)...
전진 유저의 이번 작전은 성공을 거두었고 이번에는 중국군이 두 동강이 난 채 고립되
어 버렸다. 결국 2차 관문은 다시 한국군 수중으로 넘어 왔고... 이제 남은 시간은 15
분...


이 때 갑작스런 전장의 정적... 일단 순간적으로 중국군의 공격이 멈춘 상태에서 한국
군은 차례대로 2차 관문 수비를 위한 정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3분 정도 흘렀을까...
쿵쿵거리며 달려오는 골렘들과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라오는 수십마리의 소환수들...
너무나 엄청난 수에 한국군들의 표정은 절망으로 서서히 물들었다. 하지만 이 때, 전
진 유저의 놀라운 한마디...

"드디어 중국X들이 마지막 패를 꺼냈군요. 이번 전쟁은 이겼습니다. 적당히 방어하다
가 모두 내성으로 들어와 주세요. 무조건 에너지만 채우시고. 우린 랙으로 이길 수 있
습니다...ㅡ.ㅡ;;

그랬다. 전진 유저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패는 랙으로 인한 수성. 원래 공성에서 승리
하려면 공격측 사령관이 제단 위에 몇 초간 서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랙으
로 인해 제단 위의 병력들을 쉽게 정리할 수가 없을 뿐더러 본인 스스로도 본인이 도
대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릭터들이 가득한 화면 속
에 운영자분도 옵저버로 배치한 캐릭의 움직임을 포기한 채 딱딱 끊기는 화면을 보기
만 했을 정도니... 얼마나 랙이 심했는지...

그렇게 한국군은 마지막까지 수성을 한채 결국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리 이후에
는 엄청난 함성이 화면을 가득 메웠고... 그렇게 계속 한국군은 자축을 하며 당당히
성문을 빠져 나갔다.


이날 외대에 있는 한빛스테이션 PC방에서 경기에 참석하신 분은 5분 정도. 안타깝게
도 승리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전진 유저나 전설의 사나이 월영객과 인터뷰를 할 수
는 없었지만 이번 전투에 나름대로 지대한 공헌을 했던 은빛여울님을 만날 수 있었
다. 참고로 은빛여울님은 현재 영남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시라고 한다.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너무 기쁩니다. 중국을 상대로 이길 거라고는 전혀 생각
을 안했거든요. 물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요"

예상밖의 승리가 너무 기뻐서일까, 은빛여울님은 빠알갛게 상기된 얼굴로 기쁜 마음
을 표현했다. 사실 한국의 위드는 사용 유저도 그리 많지 않은 편임에 비해 중국의 유
저 수는 계속적으로 늘어만 가는 추세. 현재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중국에
서 진행된다고 한다. 결국 한국 유저들보다 훨씬 강력한 무구와 앞선 기술로 전략적으
로는 한국 유저들보다 우위에 있었다는데.

갑작스럽게 좀전 계단까지, 그리고 제단마저 위협받았던 상황이 떠오르던 필자는 그
떄 어떤 생각으로 전쟁을 진행했는지 궁금해졌다. 실제 그 때 완전히 승기는 중국으
로 넘어가 있던 상황이었다. 전진 유저가 이끈 병력이 조금만 늦었어도 한국군은 패전
을 면치 못했을 터인데... 화면을 통해 보던 필자도 긴장에 긴장을 했을 정도인데 실
제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그 떄 기분을 물었다.

"최악이었죠... 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진 거 한 녀석이라도 더 처리
하자(!)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군요" 역시 대단한 한국의 건아인가...

은빛여울님의 말을 빌려보면 한국은 서비스 초기의 위드 유저들이 지금도 게임을 플레
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초기 주력 캐릭터였던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
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오랫동안 전쟁으로 단련된(?) 한국 유저들의 풍부한 노하우와 호흡이 맞물려져서, 분
명 연합군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하나의 길드에서 운영된 병력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
일 수 있었기에 승리를 했다고 말하며 역시 환한 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은빛여울님
은 이번에 상품으로 받을 아이템에 어떤 것들이 있을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위드. 사실 그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에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던 게임임에는 틀림
이 없다. 하지만!! 진행되는 공성전의 형태나 깔끔해 보이는 화면, 다양한 기술 등은
다시금 위드라는 게임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역시 우리나라는 꽤 훌
륭한 게임들이 많아... 라는 중얼거림을 뒤로하고 경기장을 나섰다. 또한, 역시 전쟁
은 기사들의 기마전이야... 라는 생각도 하면서.

글/정동범
발취/게임차트
http://www1.gamechart.net/news/read.php?section=ZOOMIN&newsid=4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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