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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고전은 고전일 뿐이지만.

2007.12.26 16:00

조회 수:350

고전은 고전일 뿐이지만, 그래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한 마디 하고 넘어갑니다.

수궁가라고 아실겁니다.
퇴깽이전인지 별주부전인지라고도 하는 그, '용왕이 병에 걸려서 토끼의 간이 필요하다!'는 황당무개한 내용의 동화죠.

여기서 용궁의 어의는
'우리의 의술로는 도저히 용왕님의 치유가 불가능하나, 오로지 토끼의 간만이 용왕님을 치유할 수 있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 고전은 멀티엔딩입니다.
아마 구전되어오면서 그냥 재담꾼의 입맛대로 파가 갈린 것 같습니다만.
여튼 그 멀티엔딩 중에, 인세의 의선에게 약을 받아 용왕이 치유되는 엔딩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용궁의 용왕은 신이지요.
이야기속에선 폭풍과 해일을 부르고 용들을 부리는 등의 온갖 묘기를 보여주는 위대한 신입니다.
그리고 어의라는 것은 왕의 전속의인데, 그 전속의가 치료하지 못한 것을…

쌩판 남인, 그것도 인간 의사가 가볍게 치료합니다.

그것도 그냥 토끼간을 얻지 못해 상심한 별주부의 앞에 돌연 나타나 '옛다 이거 먹어라'라며 던져줍니다.
그리고 용왕은 인간 의사가 적선하듯 던져준 그 약을 먹고 깨끗하게 병이 낫는다는 이야기.

제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하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렇습니다. 역시 수궁가 또한 인간존중 사상이 뛰어납니다.
천지를 합일하는 인간의 위대함을 이 이야기의 끝에, 수많은 엔딩의 일부이나마 삽입한겁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