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엿을 먹다가(;;;) 생긴 의문인데요.
어떻게 해서 엿먹어라라는 말이 욕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왜 하필 엿인지도 궁금하네요.
특별한 의미나 이유가 있을까요?
아시는 분 답변 부탁합니다.
A. 조금 엽기적이지만 사실이니까 잘 읽어보세요.
맛있는 엿을 먹으라는 엿먹어라가 욕이 된 진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964년 12월 7일 전기 중학입시의 공동출제 선다형(選多型) 문제 가운데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있었답니다. 당시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디아스타제였지만
보기 중 하나였던 무즙도 답이 된다는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었죠.
사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엿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번호를 답이라 기표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급기야 무즙
을 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하였고 어머니들
은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기야 무로 엿을 만들어 대입과 관련된 모
든 기관(문교부, 교육청, 대학 등)에 찾아가 엿을 들이밀었죠. 무즙으로 만든 엿
을 먹어보라고 하면서 솥째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인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어머님들의 교육열(?), 치맛바람은 대단한 것이죠.
"엿 먹어! 이게 무로 쑨 엿이야, 빨리 나와 엿먹어라! 엿먹어라! 엿먹어라!"
이 엿 사건은 장안에 엄청 화제가 된 사건입니다.
요즘 말로 짱 엽기적인 사건이었죠. 결국 김규원 당시 서울시 교육감, 한상봉 차
관 등이 사표를 내고 6개월이 지나 무즙을 답으로 써서 떨어진 학생 38명을 정원
에 관계없이 경기중학 등에 입학시켜 수습됐지만 갈팡질팡한 입시 제도와 고관대
작 부인들의 한국적 치맛바람이 어울려 유례없는 입시 혼돈이 빚어진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엿 사건은 인구에 회자되다가 끝내 욕설이 되어 남았습니다. 거짓말 같죠.
진짜예요. 시간 있으시면 60∼70년대 신문들을 뒤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