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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단편]말하면 죽는 동굴

2005.03.16 01:39

케테스 조회 수:3159

말하면 죽는 동굴 [지은이: 케테스]


  옛날 옛날에 한 동굴이 있었다. 그 동굴에는 신비한 마력이 깃들어 있어서 그곳
에서 말을 하면 어떠한 인간이라도 죽게 되었다.
  사람들은 수세기동안 그 동굴의 존재를 몰랐으나-들어가서 말만 하면 죽는데
당연한 결과-한 탐험가에 의해서 소문이 퍼져 그제야 그 동굴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 탐험가 또한 동료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음을 당
하자 무언가가 수상해서 연구하고 관찰해낸 끝에, 그곳은 과거 아바돈이란 역사
속에 묻힌 자의 무덤이었고, 그의 저주로 인해서 그 동굴에서 말하는 자들이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살아있을 적 당시 펠비어스라는 나라의 정책 시스템이 마음에 안 들어 반
란을 도모한 역적이자 유명한 혁명가였다. 하지만 그는 반란을 일으키기도 전에
진압을 당해 이 동굴에 홀로 외로이 묻히게 된 것이다.
  탐험가는 이 사실을 알아내자마자 당장에 책으로 써서 내고, 또 언론에도 발표
했다. 허나 사람들은 동굴의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그 탐험가가 위치를 잃어
버린 데다 기억도 안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탐험가는 곧 거짓말쟁이로 소문이 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말은 진실이라고 끝까지 박박 우겼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소문은 왕의 귀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왕은 그를 만나기까지 이르렀는데, 계속해서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탐험가와 만난 왕은 탐험가의 말과 눈에서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느낌을 받
게 되었다. 그리고 왕은 탐험가에게 자신이 도울 테니 다시 한번 그 동굴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던 탐험가에
게 그 제안은 무너진 하늘의 솟을 구멍과도 같았고, 곧 그는 수락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탐험가는 왕과 함께 다시 한번 그 동굴을 찾으러 떠났다. 왕은 그
탐험가에게 모든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대주었고, 탐험가는 그런 왕의 도움덕
분에 겨우겨우 동굴에 가까워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탐험가는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동굴수색작전을 펼친 자
들도 왕만 빼고 전부 사라진 것이다. 사람들은 혼자만 살아서 돌아온 왕에게
동굴은 찾았냐고 물었고, 왕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 사건을 그저 지난 일로만
여기게 하였다.
  왕의 명령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그 동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게 되었고, 말
하면 죽는 동굴도 어느새 동화로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군가는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어떤 누군가는….

  펠비어스 왕국, 대륙의 3대 국 중 유일한 왕국으로 대륙에서 하나밖에 없는 왕
족혈통이 있는 나라다. 하지만 군사는 그다지 많지가 않아 나라의 힘은 약했다.
  현재 펠비어스를 뺀 다른 두 나라는 모두 왕이 없고 대신에 대총통이란 자가
다스리는 군사국이었고, 두 나라 모두 펠비어스보다 군사적인 힘이 셌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펠비어스는 대륙의 끄트머리에 있었기에 다른 두 나라에게
노골적으로 당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만약 가운데에 있었다면 그야말로 전쟁에 의해서 쑥대밭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
만 가운데에 있는 나라인 에딘은 펠비어스와 펠비어스의 정반대편에 위치한
듀네딘보다 강해서 펠비어스나 듀네딘 둘 다 쳐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았고, 에
딘 또한 두 나라에게 다구리 당하기는 싫었기에 세 나라가 모두 밸런스를 유
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힘이 강한 에딘은 강한 만큼이나 무언가를 필요로 했고, 그런 에딘의 욕
심은 양쪽의 두 나라에게 있어 큰 골칫거리가 되어왔다.
  이곳은 왕궁의 왕의 침실. 왕은 현재 자신의 참모나 다름없는 왕비의 무릎에 엎
드려서 왕비와 시시덕거리며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즐거워 보이
기는 하나, 왕은 사실 현명한 왕비에게 앞으로의 일을 논하고 있었다.
  “왕비야, 또 옆 나라 왕이 나보고 제물을 바치래. 안 바치면 우리한테 쳐들어
올 거래.”
  왕비는 괜스레 애교를 떨며 말하는 왕을 보며 지긋이 웃어 보이며 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폐하, 걱정하지마소서. 당신에게는 충성스러운 부하들과 그리고 현자인 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저 마음을 굳건히 하소서.”
  왕은 믿음직한 왕비의 말에 곧 마음이 조금 안정은 되었으나 그저 조금 안정이
된 것 뿐이었다. 사실은 왕의 지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래도 펠비어스가
이만큼이나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왕의 주변인들이 모두 충성심이 강하고 현
명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왕이 다스리는 나라, 펠비어스는 옆의 좀 큰 군사국가인 에딘에게 약간
눌려 사는 경황이 있었다. 그래도 어중간히 잘 지켜오던 국가간의 호감은, 펠
비어스의 재무총리가 바뀌면서 많이 나빠지게 되었다.
  그나마 전 재무총리는 에딘에게 약간씩의 공물을 바쳐서 나라간의 화합을 이루
었었지만, 현 재무총리는 우리가 에딘에게 꿀릴게 무엇이냐며 공물을 바치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게 된 것이었다.
  왕은 일단 현 재무총리를 벌줄 생각은 없었다. 그 또한 자신들이 에딘에게 공물
을 바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아서였다. 왕은 이리저리 곰곰이 생각하
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오르게 되었다.
  “왕비!”
  “어머나!”
  갑자기 벌떡 일어난 왕에 놀란 왕비는 깜짝 놀라며 침대에 나자빠졌고, 왕은 갑
자기 신선한 표정으로 왕비에게 말했다.
  “그 ‘동굴’을 이용하면 어떨까?”
  “동…굴?”
  왕은 얼굴을 왕비에게 들이밀면서 신난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동굴! 며칠 전에 탐험가가 말했던 그 동굴!”
  왕비는 왕이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나 하다가 왕의 자세한 설명에 ‘아하!’하며
같이 기뻐했다.
  “맞아요, 그 ‘동굴’을 이용하면 되겠어요!”
  하지만 왕비는 갑자기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에딘의 왕이 무슨 이유로 이곳까지 오겠어요? 게다가 날씨도 더워서
오는 것조차도 귀찮아서 안 올걸요?”
  왕비의 일리 있는 말에 왕은 다시 주름만 늘이며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하지만
아까의 그 생각은 기적이었는지 왕에겐 더 이상의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왕비가 맞아, 하며 왕에게 물었다.
  “그 동굴, 혹시 뭐 시원하다거나 그런 거 없어요? 원래 동굴들이 대다수가 시원
하잖아요!”
  왕은 왕비의 말을 듣고는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갑자기 표정이 밝아졌다.
  “맞아! 그 동굴 안이 무척이나 시원했어!”
  “그렇다면 에딘의 왕에게 이 무더운 여름에 정말 끝내주는 피서지가 있다고, 공
물에 대해서 얘기도 할 겸, 우리나라로 놀러오라고 해요.”
  “그리고?”
  왕비의 표정이 진지해지며 왕의 어깨를 단단히 잡고는 말했다.
  “그리고는 일단 공물을 바치는 쪽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서 기분을 좋게 한 다
음, 동굴로 데려가면…끝이죠, 뭐.”
  “오오!”
  왕비의 작전에 감탄한 왕은 계속해서 왕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고, 왕비로 하여
금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고, 왕의 침실을 뺀 왕궁의 모든 장소는
침묵에 잠겨 아침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펠비어스의 국왕은 에딘의 대총통에게 편지를 보내었다. 편지의 내용은 길었지
만 필요 없는 말을 다 빼고 간단히 말해서 같이 놀러가자는 얘기였다.
  편지에는 펠비어스에 여름에도 털 코트를 입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시원한 동
굴이 있다며 놀러 오라는 얘기가 써있었고, 무더운 여름의 더위를 참지 못하던
대총통은 그 얘기에 마음이 끌려서, 그리고 공물에 대한 얘기도 들어볼 겸해
서 가기로 승낙해 3일 후, 에딘의 대총통은 펠비어스의 국왕과 만나기로 하였다.
  대총통은 날씨가 더워서인지 3일 후에 만나기로 한 약속과는 달리, 하루 더 빨
리 오게 되었다. 그는 속으로는 동굴부터 갔으면 했지만, 각국의 대명사들의
만남이었기에 이런저런 전통이다 뭐다, 하며 동굴에 가기에 앞서 여러 가지 해
야 할 것들이 좀 많았다.
  하지만 그런 대총통의 마음을 알았는지 그들은 서로 예의 관습을 짧게 마친 후,
공물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도 펠비어스의 국왕이 일단 바치는 것으로 이야기를
몰아서 에딘의 왕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면서 금방 끝나게 되었다.
  “자, 이제 슬슬 제가 말씀드렸던 동굴로 한번 유희를 즐기러 가볼까요?”
  “좋지요.”
  그들은 사이좋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왕궁을 떠나서 숲으로 향했다. 동굴로
가는 길에는 거대한 숲이 가로막고 있었는데, 그 숲을 거치지 않고 동굴을 가
려면 빙 돌아서 가야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싫어도 하는 수 없이
이 숲을 지나야만 했다. 하지만 이 숲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유별나게 거대
한 숲이었고, 이 숲 또한 펠비어스의 상당한 자랑거리였다.
  이 거대하고 웅장한 숲을 본 에딘의 대총통은 굉장히 놀라워하며 탄성을 질렀
다.
  “우와! 굉장하군요. 이렇게 큰 나무들로 이루어진 자연의 모습은 처음 봅니다.”
  입이 떠억 벌어진 채, 다물 줄을 몰라 하는 대총통을 본 국왕은 웃음만 자아냈
다.
  “하핫, 뭘요. 하지만 이런 숲 따위야 지금 우리가 향하는 동굴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지요.”
  사족이나 다름없는 칭찬을 한 국왕이었지만, 숲의 거대한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
대총통은 국왕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답했다.
  “오오, 정말로 대단한 동굴인가 보군요.”
  “대단하지요, 암.”
  그들은 거대한 숲을 지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숲의 나무의 열매도 따
먹으며 즐겁게 동굴로 향했다. 가끔 마물들이 튀어나오기도 했지만 대총통의
병사들이 알아서 처리했기에 펠비어스의 왕과 에딘의 대총통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들은 어느새 동굴에 다다랐다. 숲이 거대한 만큼이나 오래 걸릴 줄 알았던 그
들은, 너무 즐겁게 온 터라 너무 빨리 온 듯한 느낌이 들어, 반대로 숲을 지나온
것이 약간 아쉬운 듯했다.
  하지만 동굴에 도착하자 국왕은 잔뜩 긴장을 했고, 아쉽다거나 걸어오면서 들은
정 같은 마음 따위는 사라지게 되었다. 오히려 국왕의 이들이 이 ‘동굴’이 그 ‘
동굴’인 것을 알면 어쩌지,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다.
  에딘의 대총통은 군사국가인만큼 적지 않은 병사들과 함께 따라왔었고, 자칫 잘
못해서 일이 들통 나면 아마도 펠비어스의 국왕은 아마도 이 동굴이 자신의
무덤이 될 것이 뻔했다. 게다가 대총통이 끌고 온 자들의 실력은 이미 숲을 지
나오면서 마물들과의 전투에서 확인해 보았었다.
  “하핫, 벌써부터 동굴의 냉기가 느껴지는 군요, 얼른 들어가 봅시다.”
  잔뜩 긴장한 국왕을 본 대총통은 국왕도 더울 것이라고 생각하며 동굴에 들어
갈 것을 재촉했다. 여름인 만큼이나 밖은 더웠고, 이런 더위에 동굴에서 느껴
지는 냉기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하지만 펠비어스국의 왕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혼자서 쏘옥, 동굴로 들어가 버렸다.
  에딘의 왕은 펠비어스국의 왕이 아무런 대꾸도 안 해주고 혼자서 먼저 들어가
버리자, 입맛을 다지며 병사들을 이끌고 같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자
신들의 왕이나 다름없는 대총통이 무시당한 듯한 기분이 들자, 약간 인상을 쓰기
는 했지만 동굴의 입구에 들어서자, 그들의 표정과 마음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기분으로 바뀌었다.
  동굴의 안은 정말로 시원했다. 모두들 입을 쩌억 벌리며 시원한 냉기에 만취되
었고, 누구하나 먼저랄 것도 없이, 전부 입을 열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기
시작했고, 몇몇은 동굴의 벽에 붙은 얼음을 긁어서 맛보기도 했다.
  “우와, 정말 시원하다!”
  에딘의 대총통이 데리고 온 대대장이 말했다. 이것은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리였다. 하지만 그렇게 대대장은 곧 신음소리 하나 없이 깨끗이 죽어버렸다.
  “아앗!”
  갑자기 쓰러지는 대대장에 대부분의 병사들이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
고 비명을 지른 이들도 대대장처럼 쓰러져버렸다.
  갑작스런 대대장과 동료들의 실신에 남은 병사들은 방어태세를 취하고 제일 먼
저 에딘의 대총통이 무사한가부터 확인했다. 그들은 혹시 펠비어스의 국왕의
짓인가 해서 국왕 쪽을 보았으나, 국왕 또한 당황해 하고 있어서 다른 놈들이 보
낸 자객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국왕이 지금 당황해하고 있는 이유
는 바로 왕비가 그렇게 하라고 시켜서 그랬다. 이유인즉슨 왕은 지금 연기 중이
었다. 실제로 왕은 지금 무척이나 긴장되어 있었고,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에딘의 대총통이여, 이 ’말하면 죽는 동굴‘에 온 것을 환영한다. 아주 잘 왔다!’
  그렇게 사태가 수습이 안 되는 상황에서 대총통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했다.
갑자기 대대장이 쓰러지고 몇몇 병사들도 따라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대총통은
누구하나라도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줬으면 하는 기분이 되었다.
  그렇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당황해하는 에딘의 대총통을 향해서 누군가
가 외쳤다.
  “전하, 대대장님과 몇몇 병사들이….”
  뭐라고 말을 하려던 병사는 끝내 말을 마치지도 못하고 죽어버렸다. 자신에게
뭐라고 말하면서 달려오다가 쓰러진 병사를 본 대총통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도대체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였다.
  그런 에딘의 대총통을 보던 펠비어스의 국왕은 어서 대총통이 무언가 한마디라
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벌써 내 작전을 눈치 챈 것은 아닌지…그런
  기분에 국왕의 긴장감은 더해졌다.
  그리고….
  ‘말해라.’
  드디어 대총통의 입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어서.’
  하지만 당황한 만큼이나 말문은 금방 트이지 않았다.
  ‘말해!’
  그리고 국왕은 들리지도 않게 속으로 계속해서 재촉했다.
  ‘빨리!’
  그런 국왕의 마음을 알았는지, 에딘의 대총통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제발!’
  그리고 드디어 대총통의 입에서 말이 나왔다.
  “무슨 일이냐!”
  분노에 찬 목소리…마침내 국왕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렇게 외친 대총
통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가 쓰러지며 말에서 떨어지자, 그를 따라서 여기까지 함께 와주었던
병사들이 모두 함께 외쳤다.
  “전하!”
  그들의 충성심이 느껴지는 슬픈 목소리가 동굴을 가득 메웠다. 십수 년 또는 수
십 년을 함께 해왔던 대총통에 대한 그들의 충성심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었다. 그런 그들의 마음은 지금 동굴 가득히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지면서
슬픔의 구도를 자아냈다. 그리고 그들 또한 짧지 않은 인생을 과감히 마치며
먼저 떠난 자신들의 주인을 따라가게 되었다.
  그렇게 모두 죽고 난 뒤, 혼자서만 살아남은 국왕은 현재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
지 못했다. 그동안 지능이 모자란 바보취급을 받으며 자신이 끼어들어 되는 일이
  별로 없어서 거의 다 왕비나 신하들에게 맡기기만 했던 자신에게 이런 중대
한 일을 해냈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내…내가 죽였어. 내가 다 죽였어. 해낸 거야, 내가 해낸 거라고! 그동안 바보
취급 받으면서 살아온 내가…내가 해냈다고!’
  “앗싸! 신나는구나!”
  마지막으로 신선한 충격에 극도로 흥분되어있던 펠비어스의 국왕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동굴 안에 쩌렁쩌렁 메아리로 울려 퍼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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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개그를 소재로 해서 써봤어요오~
읽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