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힘
한스와 내가 향한 곳에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검정색의 원형 경기장이 있었다.
거대한 몸집에 걸맞게 거대한 현판도 달려있었는데 그곳엔 피로 휘갈겨 쓴 듯한 새빨간 글씨로 [Death Coloseum]이라 적혀 있었다. 암흑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오싹한 건물이었다.
데쓰 콜로세움의 앞에는 해골갑옷을 입은 보초들이 있었다. 한스가 그 앞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무언가 중얼거리자 보초들이 해골의 형상을 한 문과 동화가 되더니 문이 돌가루(뼈가루인지도 모르지만..)를 흩뿌리며 서서히 열렸다.
콜로세움의 안은 어둠 그 자체였다. 바닥에는 인간이 아닌 생물들의 뼈 잔해들이 나 뒹굴고 있었다. 한스는 라이트[light]마법을 쓰면서 앞장을 섰다.
"조심하십시오... 이 곳은 이 대륙에서 위험한 곳으로는 5손가락 안에 드는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뭐.. 뭐라고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고 한편으로는 의문점도 생겼다.
"왜 이런 평범한 성에 이런 위험한 곳이 있는거죠?"
"이 성은 평범한 성이 아닙니다... 혹시 이카리온의 고성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네? 네.. 당연히 알죠.. 하지만.. 그 성은 발견조차 못한 베일에 감싸여진 전설의 고성 아닙니까?"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이 성이 바로 그 성입니다. 원래는 위험한 언데드 군단이 성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우리 결사대가 힘을 모아 그들을 이 데쓰 콜로세움에 가둔 것이지요."
... 믿을 수가 없다. 이런 평범한 성이 그렇게 유명한 곳이었다니...
이카리온..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마계의 마족들이 지상에 올라와 인간들에게 횡포를 부릴 때 마족들을 봉인하고 마계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입구를 막았다는 이 대륙의 전설이 아닌가..? 그런데.. 그 영웅의 성이 이 성이었다니.. 여태까지 이 성을 찾으려 한 모험자들의 무리는 많았으나 모두들 살아 돌아오지는 못했다. 그런데 그 성을 내가 이렇게 우연찮게 보게 돼다니.. 응? 잠시만.. 그러면 모험자들은 한스들이 처치한건가?
"그러면.. 이카리온의 성을 찾던 모험가들은 당신들이 죽인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개인만의 탐욕을 위해 이 성에 찾아와 아무데나 마구 파헤쳐댔죠."
"탐욕..? 그렇다면 이 성에 뭔가 있다는 건가요? 그리고 그들이 그 것을 찾던 말던 당신들은 별 상관 없지 않습니까?"
"이 성의 신성한 바위에는 이카리온의 명검 [클레이모어 오브 히어로]<Claymore Of Hiero>가 깊숙이 박혀있습니다. 그에 대해 한 예언이 내려옵니다만.. 음.. 어디보자.. 여기 어디 있었는데.."
한스는 자신의 뒷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오래된 문서 같은 것을 꺼냈다.
"음.. 어디보자.. [악마들을 봉인하고 지옥의 입구를 봉인한 대영웅 이카리온 엠펠리움 성의 신성한 바위에 잠들다.. 그의 영혼이 깃든 명검 클레이모어 오브 히어로는 신성한 바위 깊숙이 박혀 영겁의 시간을 그의 주인과 함께 보내리라. 이 검을 뽑을 수 있는 자는 100년 뒤 나타나게 될 이카리온 크로스의 영혼을 가장 많이 닮은 크리어스 크로스니 그 이름들은 영웅이라는 하나의 점에 모여 영겁의 시간을 누리리라.]라고 써 있군요."
"잠깐.. 혹시 그 크리어스가 나를 말하는건 아니겠죠?"
"맞습니다.. 당신은 크로스 가문의 새로운 주인 크리어스 크로스 십니다."
"내가.. 내가.. 이카리온의 자손..?"
"그렇습니다. 이카리온은 당신의 조부십니다."
"... 내가.. 내가.. 어떻게..?"
".. 모르셨나보군요.. 하긴 어려서부터 상인길드에서 상인들 밑에서 자랐으니.."
".. 몰랐어요.. 내가.. 내가 이 대륙의 영웅의 손주라니.."
"자.. 그럼 알았으니 됬고.. 이제 목표점으로 갑시다.."
"네.. 네.."
나는 너무 놀라 한스가 하는말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네" 라고 하며 한스의 억센 손에 잡혀 끌려 갈 뿐이었다.
오늘은.. 정말 놀라운 날이었다.
...
...
크리어스는 몰랐다.. 자신이 오늘 겪은 일이 역사서에 쓰여져 영겁의 세월 동안 자신의 이름이 대 영웅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될줄은..."
- 제 2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