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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상상연작]칼의 마음

2006.11.28 04:03

창暢 조회 수:1521



대국의 왕이 있었다. 왕은 포악하여 충신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사탕발림을 일삼는 자들을 가까이 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충신이 왕에게 간언하려 하였으나 말을 듣지 않자 칼로 스스로를 찌르고는 자신을 찌른 칼을 남기며,

"이 칼이 나의 마음이다. 언젠가는 왕께서도 내 마음을 아시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다.


어느 날, 왕이 칼 잡는 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칼의 마음을 들은 적이 있는가?"
칼잡이가 답하길,
"칼은 매번 갈아주지 않으면 끝이 무뎌지고 날이 죽습니다. 날이 죽으면 무구로써도, 제기로써도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지요. 그러니 칼을 잡아 휘두를 뿐인 소인보다는, 칼을 갈아 정갈하게 하는 이에게 물어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이리 말하니 왕은 납득하고 궁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왕이 칼 가는 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칼의 마음을 아는가?"
칼 가는 이가 답하길,
"소인이 비록 칼을 간다고는 하나, 어찌 칼 만드는 이에게 비하겠습니까? 그는 광물을 단련하여 하나의 칼로 탄생시킵니다. 태아가 생길 때 뜨겁게 정을 통하는 것처럼 광물을 달구고, 어미의 뱃속 양수에서 자라는 것처럼 달궈진 칼을 식힙니다. 또한 태어날 때 산통처럼 칼을 두들기고 열기 속에서 함께하니, 어찌 부모자식간의 정에 뒤진다 하겠습니까? 또 이처럼 칼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이가 있사온대, 그저 칼을 갈아 사람을 상하기 좋게 만들 뿐인 소인이 어찌 칼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까?"

이리 말하니 왕은 납득하고 궁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왕이 칼 만드는 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칼의 마음을 아는가?"
칼 만드는 이는 답했다.
"소인은 칼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왕이
"그대는 광물은 선별해 골라 백일 밤 백일 낮을 한몸처럼 붙어 칼을 두들긴다. 뼈가 녹는 열기는 정을 통하여 태아를 만드는 것과 같고 정화수를 골라 적당한 때에 식히는 것은 태교와 같다. 이리하며 칼을 백일 낮 백일 밤동안 두들기니 부모자식간과 다를 바가 없을진대, 어찌하여 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러자 칼 만드는 이가
"부모 자식간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나, 그 또한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 대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말이 통할 수 없고, 말이 통하지 않고서는 마음이 통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말이 통하려면 그 근본된 뿌리가 같아야 하는데, 사람은 하늘에서 나고, 광물은 땅에서 나지 않습니까? 말도 통할 수 없는 데 어찌 마음이 통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왕이 말하길,
"그렇다면 언젠가 말이 통하게 되거늘 칼의 마음을 물어봐 주게"

어느 날, 칼이 칼 만드는 이에게 물었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인륜으로 맺고, 하늘과 사람 사이를 천륜으로 맺습니다. 사람과 하늘은 다르나 천륜으로 인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또 그를 이해한 자가 있으니 성인이 나지 않겠습니까? 어찌하여 왕에게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고 거짓을 고하셨습니까?"

그러자 칼 만드는 이가
"인륜도 맺으려 들지 않은자가 천륜인들 이해하려 들까?"
라 답했다. 이에 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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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더럽게 못쓰…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