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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게시판

[상상연작] 퇴락

2006.12.26 15:40

조회 수:1844



 이 앙상한 녀석이 아무리 자신을 높여 말한다고 해도, 누구도 믿지 않는다. 자신은 과거에 이만큼이나 풍성하고 대단한 존재였다고, 아무리 말해도 듣는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을 잃은 그 녀석은 급격히 추락했다.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던 녀석은, 쉬고 싶어졌다. 도망치고 싶어졌다. 모든 것을 버리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곳으로 가버리고 싶었다.
 결국엔 도망에 성공했다. 현실도피라고 주위에서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망에 성공한 그는 돌아갔다.

 …모두의 출발점으로,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만개할 날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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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쁘고 귀찮아서 이미지만 떠올려뒀다가 이제사 작성합니다.

 잎을 잃은 나무와 모두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의 정류장이라는 구도로 글을 잡았습니다. 길게 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짧게 서술했습니다. 사실 나무와 정류장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제 눈에는 잎을 잃은 나무가 정류장에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다린다고 모든 것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진 않겠지요. 도시권이 아닌 시골분위기가 나는 배경인 탓에, 한 번 집어넣어본 이미지가 '도망'입니다. 이 나무는 '도망'을 했고,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라는 생각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래는 '늙어 간다'라며 절망적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저 나무는 봄이 되면 다시 싹을 틔우겠지요.

※본문보다 잡설이 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