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본 게임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솔직히 10위까지 다 매기고 나면 그게 거의 제가 해본 게임 전부일것 같지만
어쨌든 써봅니다.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 말이죠.
[10위]
페르시아의 왕자
: 제가 직접 한 게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예의 10위...입니다. -_-;
저희 아버지께서 제가 엄지손가락 만할 적에 열심히 하시던 게임입니다.
저도 어린마음에 함께 불타올라서 열심히 구경하던 것이 기억나는 군요.
제 세대나 저보다 높은 세대라면 분명 모두들 아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만.
파란 액체를 마시면 에너지가 늘지만 붉은 액체를 마시면 죽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죽고.
창에 찔려서 죽고.
6번째 왕이었던가 뭐였던가 여튼간 엄청 뚱뚱한 압둘라왕한테 밀려서 죽고
해골을 처치한줄 알았는데 해골이 다시 살아나서 방심하다 죽고
뭐 이래 저래 잘 죽었던 게임이죠.
어린 저에게 게임을 향한 흥미를 붙여준 최초의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것 끝을 제대로 보신 분 계신가요?
저는 봤습니다만.....지금 생각해보면 혹시 아버지가 에디터를 쓰신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약간은 의심스럽군요.
[9위]
도서실 운영 게임
: 역시 도스게임입니다.
어려워요. 너무 어려워요. ㅠ_ㅠ
'도대체 날더러 어떻게 하란 말이야~'라는 탄성이 흘러나오게 할 정도로 제게는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었습니다.
돈도 라이벌 도서실보다 쉽게 안 모이고
자판기라든가 한번 사면 그나마도 있던 돈 다 떨어지고 (하지만 사지 않으면 손님이 안 와요!)
알바생은 돈 안준다고 알바 때려치고 (...)
건물 어디 잘못 되었다 하면 수리비 날아가고.......
그래도 어째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하게 되던 게임이죠.
무엇보다 라이벌 도서실 운영자들이 너무 얄미워서 -_- 그녀석들을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몸서리를 치게 되기도 하고.
에딧 안 쓰고 이 게임 잘 하신분 계신다면, 진심으로 존경하는 바입니다.
[8위]
노노무라 병원
: 아시는 분은 아실 옛날 미연시 게임입니다.
그 당시 미연시에 '추리'라는 요소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기에,
처음 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느꼈던 게임입니다.
이것도 하면서 참 다양하게 죽었죠.
해피엔딩과 쫓겨나는 엔딩 빼고는 다 죽는 엔딩 아니었던가요? (...)
[7위]
이스2 이터널
: 팔콤 게임답게 아기자기하고 다 좋은데
스토리가 너무 짧았다는 것이 좀 아쉽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그....박쥐들...........(게임을 해보신 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거라 생각합니다)
박쥐들과 싸우는 그 부분 지나고 나니까 나머지는 하나도 안 어렵더군요.
(그렇습니다. 제게는 박쥐들이 큰 고비였습니다. 성에서 수십번 길 잃은 것을 제외하면...)
길치는 어디를 가도 고생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게임이었습니다.
[6위]
영웅전설4
: 노가다 게임의 대명사지요.
알바하면서 돈 버는 RPG.
"일하지 않는 자는 싸우지도 말라"인가요.
무기를 사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하고.
결국 싸우는 시간보다 알바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게임.
뭐. 다 좋습니다. 그러나....
'애 좀 찾아주세요' 등등과 같이 사람이나 사물을 찾아달라는 부탁은 정말 안 했으면 좋겠어요.
찾는거....너무 힘들어♬
차라리 '어디어디에 출몰하는 도적떼를 물리쳐주세요' 이런 거야 레벨 적당히 올리고 가서 다 때려 잡으면 끝이지만 말이죠. 찾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요. 레이더가 달린 것도 아니고....나참. =_=
그렇지만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습니다.
원하는 사람을 사서 동료로 함께 돌아다닐수 있다는 점도 재밌고 말이죠.
저 같은 경우는 파란 머리의 귀여운 여자아이를 한명 골라서 같이 다녔었는데
이 녀석이 쓰는 마법이 신통한 마법 뿐이라 많이 귀여워해줬던 기억이 나는군요.
[5위]
파랜드 택틱스1
: 왜 파택2가 아닌 파택1이 순위에 올랐냐하면
제가 파택2를 끝끝내는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하하.
파택1의 캐릭터가 성인이 된 모습으로 싸우는 것을 꼭 보고 싶었는데. ㅠ_ㅡ
아무튼 파택2보다 재미는 없지만 그럭저럭 할만하다고 알려져 있는 파택1이 5위입니다.
제게는 이 게임이 더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제가 그때 상황이 좀 여의치 않아서 영윈98에서 이 게임을 했기 때문에
한글이 완전히 깨진 상태에서 게임을 클리어했다는 것이지요.
캐릭터 이름은 모두 '점이 몇개이고...'이런 식으로 구분했고
마법 주문이 뭐가 뭔지도 모두 시도를 해봐야 알았고
캐릭터들끼리 무기 바꾸는 메뉴....그거 찾느라 엄청 고생했습니다.
덕분에 캐릭터들 이름은 아직까지도 모르고있고
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애니도 아니고....게임을 그림만 보며 내용을 유추할수 있는 능력은 제게 없답니다)
오직 적들을 물리치자는 집념 하나로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재밌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파택2도 꼭 하고 싶군요. 앞으로라도.
[4위]
페이트~스테이 나이트~
: 이미 애니로 방영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게임이겠죠.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애니를 보긴 했지만...역시 게임 쪽이 훨씬 나은것 같습니다. 비록 목소리 지원은 안되지만;;
혹시 애니만 보고 게임을 안 해보신 분이 계시다면 게임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일어가 가능하신 분은 페이트~할로우 아타락시아~ 도 해보시고...소감 말씀해주세요. 전 일어를 쥐꼬리만큼밖에 몰라서 못했습니다. 으핫핫 ㅠ_ㅡ
[3위]
용의 기사2
: 나중에 크레딧 나오는걸 보면 중국 RPG 같은데......엄청 재밌습니다.
캐릭터들 레벨이 높아지면 전직을 시킬수 있는데, 그게 또 엄청난 묘미라고 할수 있습니다.
공략집 안 보고 한번 플레이 하시고,
그 다음은 공략집 보고 또 플레이 해보시길.
옛날 게임이라서인지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도 입 끝이 꿈틀거릴만큼 재밌습니다.
특히 주인공 사울......아주 괴팍한 말투를 지녔는데, 나중에 머리와 수염이 새하얀 위나라는 마법사가 동참하게 되면 갑자기 사람이 상냥해집니다. 그거 눈치 채신 분 저 말고 또 계신가요.
(←이상한 곳에 집중을 잘 하는 사람)
[2위]
영웅전설3
: 순위 안에 팔콤 게임이 유달리 많은 것은 제가 팔콤 팬이라서..가 아니고
해본 게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OTL
아무튼 영전3. 재미있지요.
특히 스토리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게임입니다.
난이도도 너무 어렵지 않고. (너무 어려우면 저같은 초급 게이머는 플레이하기 힘들죠)
[1위]
프린세스 메이커2
: 프린세스 메이커는 절대로 2가 제일 재밌다고 감히 말할수 있습니다.
제가 해본 것은 1, 2, 3, 4인데 (다른 것은 안 해봤지만...그다지 안 떴죠? -_-)
경험상 2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이벤트의 다양성이라는 강점이 프메2의 인기 비결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사수행. 무사수행을 시키면서 생계를 유지한 사람이 저 뿐만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특히 상인한테 덤벼들면 돈 많이 떨어지죠. 그런 의미에서 상인이 제일 좋았습니다. (뭐라는거야)
딸이 독립하기 전에 써주는 편지를 읽어보면 매번 무슨 무사수행을 그렇게 시켰냐고 약간 불평 섞인 말을 하던데
이게 다 아버지의 사랑이지 뭐겠습니까. 굶고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
아무튼 큐브(집사)도 프메4에 비해서 고분고분하고 (프메4에서의 큐브는 좀...정 주기 힘들죠. 딸이랑 놀러갔다오면 얘기 들려달라며 딸 데리고 방에 쏙 들어가고)
그림체도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서 (←개인 취향 나름이지만) 좋습니다.
다 쓰는데 의외로 오래 걸렸군요.
대부분 옛날 게임들이라 모두들 이미 해보셨거나 해볼 계획이 전혀 없는 게임들 뿐이겠지만
지나간 것이라도 좋은 건 역시 좋은 것이겠죠.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은 딸리겠지만.
윈98 아직까지 갖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옛날 도스게임들 찾아서 다시 해보는 것도 심심치 않게 재밌을 것입니다.
-백씨아이-